에코프로비엠 주가가 1조2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이 알려진 뒤 큰 폭으로 내렸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배터리 핵심 원료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먼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보다 6.88% 내린 13만2천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회사 에코프로도 12.76% 하락한 9만3천원에 장을 끝냈다. 시장은 이번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에코프로비엠의 유상증자 결정을 지목하고 있다. 유상증자는 회사가 새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 비율이 낮아질 수 있어 통상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발행 규모는 1조2천억원이며, 주당 12만1천200원에 보통주 990만990주를 새로 발행할 예정이다. 최종 발행가는 10월 12일 확정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는 기존 주주에게 먼저 청약 기회를 주고, 남는 물량이 생기면 일반 투자자에게 다시 배정하는 구조다. 회사로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모을 수 있는 방식으로 여겨진다.
이번 자금 조달은 에코프로 그룹이 전날 밝힌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 확대 계획과 맞물려 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료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를 만드는 대표 기업인 만큼,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은 향후 생산 경쟁력과 직결된다. 특히 배터리 산업은 원재료 가격 변동과 공급망 불안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해외 자원 개발이나 제련 설비 투자에 직접 나서는 기업이 늘어나는 흐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다만 시장은 투자의 필요성과 별개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원석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업황 회복이 아직 실적으로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 희석을 수반한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는 점이 단기적으로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현재 주가 수준이 절대적인 기업가치 평가 측면에서 부담이 남아 있는 구간이라는 점도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경계심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실제 투자 성과와 배터리 업황 회복 속도가 확인되기 전까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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