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이 7월 2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8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크게 올리면서,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가 회사 가치 재평가의 핵심 배경으로 떠올랐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 256만원이다. 증권사가 제시한 새 목표가는 현 주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앞으로 실적 개선 여력이 더 남아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셈이다. 목표주가 조정은 통상 기업의 예상 이익과 시장에서 인정받는 가치 수준, 즉 밸류에이션을 다시 계산한 결과다.
김운호 연구원은 2026년 2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을 78조9천680억원, 영업이익을 61조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각각 1분기보다 50.2%, 62.3% 늘어난 규모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 즉 HBM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한 2023년 4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 11개 분기 연속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HBM은 인공지능 반도체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로, 최근 메모리 업계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상향의 배경에는 메모리 수요에 대한 시각 변화가 있다. 김 연구원은 시장이 메모리 수요를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에이전트 인공지능이 생성형 인공지능보다 훨씬 많은 토큰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토큰은 인공지능이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할 때 처리하는 최소 단위로,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연산과 메모리 자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 여기에 에이전트 인공지능 확산으로 중앙처리장치, 즉 CPU 역할이 다시 부각되면서 디램 수요도 함께 늘고, 키-값 캐시 메모리 수요 확대가 낸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 서비스가 복잡해질수록 메모리 반도체 전반의 필요량이 커진다는 뜻이다.
증권사가 목표주가 상향에 신중했던 이유도 이 같은 산업 변화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인지 확인하는 과정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 연구원은 지난 4월 15일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높인 뒤에도 주가가 이를 크게 웃돌았지만, 예상 이익 규모와 적정 가치 산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초 대만 정보기술 전시회인 컴퓨텍스 참관을 통해 빠르게 오른 주가의 정당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거 메모리 업종은 경기와 공급 상황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분류됐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는 안정적 성장 산업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보고서는 SK하이닉스를 단순한 메모리 제조업체가 아니라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다시 보자는 제안에 가깝다. 시장이 앞으로도 HBM과 디램, 낸드의 동반 수요 확대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면,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뿐 아니라 주가에 적용되는 평가 기준 자체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반도체 업종 전반의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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