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삼성전자 호재에도 5% 급락...시가총액 325조 증발

| 토큰포스트

국내 증시는 7일 미국 기술주 강세와 삼성전자의 기대 이상 실적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급락했고,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된 투자 구조와 고위험 상장지수펀드 거래가 겹치면서 변동성이 다시 극단적으로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95.02포인트(4.91%) 내린 7,656.31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중 한때 8.22% 떨어진 7,389.22까지 밀렸고, 하루 장중 변동폭은 563.33포인트에 달했다. 지난달 19일 기록한 코스피 장중 역대 최고점 9,385.59와 비교하면 장중 저점 기준으로 1,996.37포인트, 21% 낮은 수준이다. 낙폭이 커지면서 오전에는 매도 사이드카, 오후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한때 매매가 20분간 중단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7거래일 만이며, 올해 들어서만 6번째다. 사이드카는 이날까지 총 32회 발동돼 연간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는 선물·현물시장의 급격한 쏠림을 진정시키기 위해 거래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시장 안전장치다.

시가총액 감소 폭도 컸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6천591조5천950억원에서 6천266조4천122억원으로 줄어 325조원 이상이 증발했다. 최근 증시가 유난히 불안한 배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몰린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6%에 이른다. 여기에 이들 주가 움직임을 2배 수준으로 추종하거나 반대로 베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가 거래를 키우면서 시장의 오르내림이 더 증폭되는 모습이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 거래대금은 12조6천861억원으로, 전체 상장지수펀드 거래대금의 36.5%를 차지했다.

특히 실적 호재가 주가 방어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더 흔들었다. 삼성전자는 개장 전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9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천810.3% 증가한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84조1천606억원을 6.2% 웃도는 수치다. 매출도 171조원으로 129.3% 늘었다. 그러나 주가는 6.92% 떨어지며 30만원 선 아래로 밀렸고, 장중에는 10% 하락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6.06% 내렸고 장중 낙폭은 11%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실적 기대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에서, 실제 발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좋은 실적이 나와도 더 오르기보다 먼저 오른 만큼 되돌림이 나타나는, 이른바 이벤트 소멸 심리가 작동한 셈이다.

최근 코스피의 일별 등락률을 봐도 시장은 정상적인 조정 범위를 넘어선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1거래일 중 9거래일이나 종가 기준 4% 이상 움직였고, 이 가운데 3거래일은 하루 변동률이 8%를 넘었다. 지난달 23일에는 종가 기준 910.71포인트 급락해 사상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2일 7.89% 하락, 3일 5.76% 상승에 이어 다시 큰 폭의 하락이 반복됐다. 이런 흐름은 국내 증시가 개별 기업 실적이나 해외 증시 분위기만으로 설명되기보다, 특정 업종과 상품에 쏠린 수급이 가격 변동을 키우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망은 엇갈린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현재 지수 수준이 기업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졌다고 본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7,300선이 선행 주가수익비율 6.3배 수준으로 금융위기 당시 저점에 근접한 극심한 저평가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반면 반도체 업종의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경계론도 있다. 모건스탠리는 6일 투자자들이 반도체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분야로 자금을 옮기고 있어 반도체주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당분간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방향과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리는 단기 자금 흐름에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실적 개선 기대가 실제 수급 불안을 얼마나 진정시키느냐에 따라 이어지는 방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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