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스피는 미국 반도체주 강세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 기대를 발판으로 반등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다시 살아난 데다, 국내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에스케이하이닉스가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는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인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12포인트(0.62%) 오른 7,291.91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7,486.64까지 치솟으며 3% 넘게 올랐지만,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34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도 1조2,872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개인은 1조3,27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수가 이틀 연속 급락한 뒤 되돌림을 시도했지만,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과 최근 반도체주 급등락에 따른 피로감, 옵션 만기일 특유의 수급 변동성이 겹치면서 상승세가 강하게 이어지지는 못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분위기는 미국 시장에서 다시 개선되는 모습이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는 나스닥 종합지수가 1.30% 오르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강세로 마감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3.06% 상승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035년까지 미국 공장 등에 2천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뒤 주가가 4.5% 뛰었고, 메타의 자체 인공지능 칩 생산 계획, 샌디스크 급등도 반도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설비 투자 확대가 아니라 인공지능용 메모리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 회사는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30% 오른 218만6천원에 마감했고, 애프터마켓에서는 8.53% 오른 225만3천원까지 상승했다. 수요 예측에는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고, 발행 가격은 주당 149달러로 확정됐다. 이는 원/달러 환율 1,509.9원 기준으로 전날 국내 종가보다 약 2.9% 높은 수준이다. 조달 규모는 약 265억700만달러, 우리 돈 약 40조원으로 추산되며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사례 가운데 최대 규모다. 미국 투자자들이 인공지능 메모리 관련 기업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상장은 개별 종목을 넘어 한국 반도체주 전반의 투자 매력을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장 여건도 단기적으로는 우호적인 편이다.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지수 상장지수펀드와 신흥국 지수 상장지수펀드는 각각 1.11%, 0.83% 올랐고, 코스피200 야간 선물도 4.56% 상승했다. 미국 30년물 국채 입찰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되고 다음 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전체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내려간 점도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이었다. 국제 유가 역시 한때 배럴당 74달러를 웃돌았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가 71달러대로 내려오며 부담을 덜었다. 다만 주말을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과 장중 변동성 확대는 여전히 경계할 요인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장 장 초반 강세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지만,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에스케이하이닉스 상장 흥행이 하루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외국인 수급과 반도체 업황 기대 개선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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