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 반도체 투자 기대가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가운데 10일 삼성전자는 강세로 마감했지만, 미국 주식예탁증서 상장을 앞둔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급등세를 지키지 못하고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0.27% 내린 218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5.03% 오른 229만6천원으로 출발했고, 개장 직후에는 230만5천원까지 오르며 강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고, 장중 내내 오르내림을 반복한 끝에 하락 전환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2.52% 오른 28만5천원에 거래를 마쳤고, 오후 한때 29만8천원까지 올라 장중 상승률이 7.19%에 달하기도 했다.
국내 반도체주를 둘러싼 투자 심리는 간밤 미국 증시의 영향이 컸다.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시설 투자 확대 기대가 다시 부각되면서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30%,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06% 상승했다. 특히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2035년까지 2천500억달러 이상을 미국 내 공장 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주가가 4.5% 올랐고, 메타는 자체 인공지능 칩 생산 계획을 밝히며 4.7% 상승했다. 샌디스크도 7.6% 뛰었다. 이런 흐름은 인공지능 확산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와 반도체 설비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시장 관심은 미국 주식예탁증서, 즉 국내 상장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달러로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증서의 나스닥 상장 추진과도 맞물려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요 예측에서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당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이런 호재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었던 데다, 단기 급등 이후 이익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이 겹치면서 정규장에서는 주가 탄력이 약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조1천31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7천728억원, 외국인은 3천299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만 놓고 보면 개인이 1천295억원, 기관이 1조1천228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조2천76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중장기 기대는 유지되지만, 종목별로는 상장 이슈와 단기 급등 부담, 투자 주체별 매매 전략이 엇갈리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으로 접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 인공지능 투자 계획의 구체화와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 이후 투자자 반응에 따라 다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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