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흔들리자,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단기로 빌린 투자금을 제때 갚지 못해 주식을 강제로 처분당하는 반대매매 규모가 다시 급격히 커졌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4천322억원으로 집계됐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산 뒤 결제 대금을 이틀 안에 메우기 위해 증권사에서 사실상 단기로 빌려 쓴 돈을 뜻한다. 이 돈을 정해진 시한까지 갚지 못하면 사흘째 되는 날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빚을 회수하는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부른다.
실제 지난 9일 반대매매로 청산된 주식 규모는 1천422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날 288억원의 약 5배 수준이다. 이달 들어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지난 6월 9일 1천698억원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반대매매 금액이 모두 2천20억원이었는데, 그중 70%가량이 9일 하루에 쏟아진 셈이다. 이로써 7월 누적 반대매매 규모는 3천442억원으로 불어났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10.2%로 뛰었다. 이 비율은 빌린 돈 가운데 실제 강제 청산으로 이어진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인데, 지난달 9일의 10.5% 이후 가장 높다. 통상 이 수치가 오르면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흔들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상환 부담이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빚을 내 투자한 자금은 주가가 내려갈 때 손실이 더 빠르게 커지기 때문에, 증시가 급락하면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급증은 최근 코스피 급락과 맞물려 나타났다. 코스피는 지난 6일 8,000선에 있었지만 7일과 8일 각각 5.44%, 5.99% 급락하며 7,200대로 밀렸다. 9일에는 3%대 상승으로 출발했지만 장중 상승 폭이 줄어들며 0.62%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이 짧은 기간에 급하게 밀리고 반등도 제한되자, 단기 신용거래에 나선 개인 투자자의 부담이 한꺼번에 표면화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증시 변동성이 진정되지 않으면 추가 반대매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강제 청산 압력도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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