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이 본업 실적과 별개로 국내 본주 가격을 8~18%가량 끌어올릴 수 있다고 13일 분석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서 그동안 한국 본주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웠던 해외 자금이 새롭게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고,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평가가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 구조가 대만 TSMC 사례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미국 금융시장에서 해외 기업 주식을 달러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증권)는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인데, 과거 TSMC도 미국 시장에서 먼저 강세를 보인 뒤 시간이 지나며 대만 본주가 뒤따라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는 것이다. DS투자증권은 당시 누적 수익률 기준으로 미국예탁증서 상승분의 약 4분의 3이 본주에 반영됐다고 봤다.
이번 평가의 핵심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과의 가치 격차가 줄어들 수 있느냐에 있다. 현재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향후 1년 예상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SK하이닉스가 5.5배, 마이크론이 6.8배로, 마이크론이 약 24%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DS투자증권은 미국 반도체 상장지수펀드와 나스닥 지수 추종 인덱스펀드 같은 패시브 자금이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로 유입되면, 미국 시장 안에서 마이크론과 비슷한 수준의 가치 평가를 받을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런 재평가가 진행되면 예탁증서 가격 상승이 다시 한국 본주에 영향을 주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상장 초기 흐름도 강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에 미국주식예탁증서를 상장했고, 거래 첫날 종가는 공모가 149달러보다 12.76% 오른 168.01달러를 기록했다. ADS 1주가 한국 보통주 10분의 1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직전 국내 본주 마감가 218만원보다 15.78% 높은 수준이다. 김 센터장은 여기서 예탁증서 특유의 프리미엄 14~16%를 제외해도 본주에는 최소 8.4% 정도의 상승 여력이 남는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TSMC 때와 비슷하게 예탁증서 상승분의 4분의 3이 본주로 옮겨간다고 가정하면 상승효과는 18% 수준까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DS투자증권은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추가 변화를 예상했다. 신주 발행으로 SK스퀘어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이 20.5%에서 20%까지 낮아질 수 있는데, 공정거래법상 20% 이상 유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주식예탁증서를 추가 발행할 때도 같은 방식의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당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SK하이닉스 본주 재평가와 함께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축소 기대도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상장 이벤트를 넘어 해외 자금 유입, 기업가치 재평가, 자사주 정책 변화가 맞물리며 중장기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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