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2분기 잠정 실적을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며 장중 26% 급락했다. 114년 역사의 다우지수 편입 종목이 하루 만에 720억달러, 약 107조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을 잃으면서 뉴욕증시에서도 충격파가 번졌다.
14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IBM은 오는 22일 정식 실적 발표를 앞두고 2분기 예비 수치를 먼저 공개했다. 그러나 매출과 이익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투자자들은 개장 직후부터 대거 매도에 나섰다. 이날 오전 한때 주가는 전일 종가 290.23달러에서 214달러 아래로 밀렸고, 거래량은 3700만주를 넘어서며 평소의 3배 수준을 기록했다.
IBM의 2분기 매출은 172억달러로 전년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가 예상치인 179억달러를 밑돌았고, 인프라 부문 매출은 7% 감소했다. GAAP 기준 희석 주당순이익도 2.27달러로 2% 하락했다.
특히 Z 메인프레임과 이를 기반으로 한 트랜잭션 처리 소프트웨어 부진이 실적 악화의 핵심으로 꼽혔다. 앞서 한 분기 전만 해도 Z 하드웨어 매출은 z17 수요에 힘입어 51% 급증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흐름이 이어지지 못했다. 고객들의 설비투자 우선순위가 인공지능(AI), 서버, 메모리 반도체 쪽으로 이동한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 우리는 흔들렸다. 충분히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대형 계약들이 예상 시점에 체결되지 못했고, 고객사의 ‘CapEx 재배치’가 부진의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실적이 올해 연간 가이던스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IBM은 지난 4월만 해도 2026년 고정환율 기준 매출 5% 성장을 재확인했지만, 이번 잠정 실적으로는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커졌다. 시장은 IBM의 실적 부진을 단순한 개별 이슈가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 전반의 수요 둔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급락은 IBM을 오랫동안 ‘안정성의 상징’으로 여겨온 투자 심리에도 부담을 줬다. 크리슈나 CEO는 레드햇 매출이 11% 성장했고 분산형 인프라 사업이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고 강조했지만,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사태를 AI 중심의 자본 재배치가 전통 IT업체의 성장성을 얼마나 빠르게 제약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본다. IBM은 22일 정식 실적 발표에서 세부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지만, 이미 시장은 ‘실망’에 먼저 반응한 상태다. 다만 이번 급락이 단기 과민 반응에 그칠지, 아니면 IBM의 성장 둔화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지는 추가 실적과 가이던스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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