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500선 유지, 반도체 조정과 저평가 인식의 격돌

| 토큰포스트

코스피가 20일 장중 4% 안팎 급락하며 6,500선까지 밀렸지만, 시장은 이를 단기 충격으로만 보기보다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과 국내 증시의 저평가 인식이 맞부딪힌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7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9% 내린 6,541.55를 기록했다. 지수는 177.02포인트(2.60%) 하락한 6,643.58로 출발한 뒤 한때 6,472.80까지 떨어지며 5.10%의 낙폭을 나타냈다. 지난 16일 6.37% 급락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진 셈이다. 코스닥도 3% 넘게 내리며 약세를 보였다. 다만 코스피는 장중 외국인 매수세가 일부 유입되면서 반등을 시도했고, 6,500선 부근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며 낙폭을 다소 줄이는 흐름도 나타났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제헌절 대체공휴일로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해외 반도체주가 먼저 크게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현지시간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5.85% 하락했고, 장중 저점 기준으로는 9.71%까지 밀렸다. 대만 TSMC와 일본 키옥시아도 17일 하루에 각각 7.29%, 16.10% 하락했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날 각각 4.22%, 3.04% 내린 가격에 거래됐다. 반도체 업종은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아 왔지만,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뒤에는 실적 증가 속도가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 조정 폭도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그렇다고 반도체 업황이 이미 정점을 지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국거래소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업종의 이른바 피크아웃(고점 통과) 논의는 아직 이르다고 진단하면서, 현재 코스피의 적정 하단을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기업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 1.3배에서 1.4배 정도로 봤다. 이를 지수로 환산하면 약 6,000선이다. 골드만삭스도 앞서 코스피 6,800선을 1차 기술적 지지선으로, 그 아래로는 6,500선과 6,100∼6,000선을 단계적 지지 구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이날 시장에서도 6,500선 근처마다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단을 받치는 모습이 관찰됐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이번 주 본격화하는 미국 대형 기술기업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오는 23일 알파벳을 시작으로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데, 여기서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축소 우려가 완화될지 여부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시즌이 인공지능 수요의 지속성과 반도체주의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과정에서 나타나는 투자 위축)·디레이팅(주가 평가 수준 하락) 국면 탈출 가능성을 함께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알파벳은 2026∼2027년 설비투자 가이던스(향후 투자 계획) 변화와 클라우드 사업 수익성이, 인텔은 24일 실적 발표에서 서버용 중앙처리장치 출하 회복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정이 단순한 공포 심리만으로 설명되지는 않지만, 동시에 장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할 단계도 아니라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이미 매우 높은 수준에 올라 있어 예전 같은 가파른 증가율을 계속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 최근 조정의 본질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산업 자체의 붕괴보다는 성장 속도의 정상화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팹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도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고,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5.81배로 역사적 저점권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향후 시장 흐름은 미국 빅테크 실적이 인공지능 투자 지속을 확인해 주는지, 그리고 반도체 기업들이 높은 이익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신뢰를 다시 얻는지에 따라 저점 통과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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