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에 대한 규제가 예정보다 빨라지면서, 이 상품에 몰렸던 초단기 매매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에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이 이어졌는데, 금융당국은 기본예탁금 기준을 높이고 예탁금 인정 방식을 엄격하게 바꿔 과열을 진정시키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메리츠증권은 27일 보고서에서 정부가 오는 3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 대책이 거래 회전율을 낮추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지난 24일, 당초 8월 중으로 예고했던 보완 방안을 7월 31일로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기본예탁금을 기존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올리고, 그동안 예탁금으로 일부 인정되던 대용증권을 제외하는 것이다. 대용증권은 계좌 안에 있는 주식, ETF, 채권 등을 현금처럼 일정 비율로 평가해 증거금 산정에 반영하던 방식인데, 앞으로는 이런 우회적 자금 활용이 어려워진다.
자금 운용 방식도 한층 빡빡해진다. 기존에는 주식이나 ETF를 판 당일(T일)에 그 매도대금을 사실상 현금과 비슷하게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실제 결제가 끝나는 T+2일이 돼야 현금예탁금으로 인정된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당일 현금 3천만원으로 다른 자산을 사고팔았더라도, 추가 현금을 넣지 않으면 결제 완료 전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다시 매수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단타 성격의 반복 매매를 제어하는 장치가 강화된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미 일부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첫 보완 방안을 발표한 7월 16일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장주식 수 증가세는 둔화했고, 회전율도 낮아졌다. 7월 16일 이전 주간 기준으로 에스케이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단일종목 ETF 회전율은 각각 179%, 45%였는데, 발표 이후에는 146%, 38%로 줄었다. 다만 거래 쏠림은 여전히 심하다. 코스피 전주 거래대금은 27조4천억원으로 직전 20거래일 평균 43조3천억원보다 15조8천억원 줄었지만, 이 가운데 14조7천억원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에 집중돼 비중이 53.8%에 달했다. 단일종목 ETF의 전주 평균 거래대금도 11조원으로, 국내 주식형 ETF 전체 거래대금 22조4천억원의 48.8%를 차지했다.
문제는 이런 자금 집중이 기업의 실적이나 산업 전망 같은 펀더멘털과 무관한 가격 왜곡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메리츠증권은 단일종목 ETF 거래대금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코스피 신용융자잔고도 25조8천억원으로 고점 29조7천억원 대비 3조9천억원 줄며 전체적으로는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이 과정에서도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비중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두 종목의 코스피 내 신용융자잔고 비중 합계는 40.1%였고,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사용 비율도 계속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시장 조정이 다시 나타날 경우, 빚을 내 투자한 자금과 레버리지 자금이 대형주에 몰린 구조가 충격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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