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삼성전자가 조만간 내놓을 새 주주환원 정책이 연간 100조원에서 200조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10일 전망했다. 기존 연간 주주환원 규모인 9조8천억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커지는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환원이 저평가 논란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전망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과 사업 경쟁력에 비해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KB증권은 글로벌 디램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디램 시장 3위인 미국 마이크론보다 4%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짚었다. 통상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에는 달러 자산 선호와 시장 프리미엄이 반영되는 점을 감안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주주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원으로 정해지더라도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7%를 웃돌 수 있다며, 대규모 환원이 주가 재평가의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0만원을 유지했다.
실적 전망도 강하다. KB증권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부터 2026년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7% 늘어난 112조원, 영업이익률은 55%로 추정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매출액 712조2천40억원, 영업이익 381조7천760억원을 예상했고, 2027년에는 매출액 938조6천850억원, 영업이익 575조4천70억원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다만 통상적인 삼성전자 실적 규모와 비교하면 매우 큰 수치여서, 시장에서는 향후 실제 발표 과정에서 전망치의 현실성도 함께 점검할 가능성이 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메모리 호황이 실적 개선의 중심으로 꼽힌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 디램 영업이익률이 83%로 2분기 78%보다 더 높아지고, 낸드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68%에서 71%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파운드리 사업은 4나노미터 엘피유(언어처리장치) 양산이 3분기부터 본격화하면서,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면 2022년 이후 4년 만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여기에 인공지능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 즉 에이치비엠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의 2027년 평균판매가격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오르고, 에이치비엠4 시장점유율은 44%로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수급 여건 역시 삼성전자에 유리한 변수로 거론됐다. KB증권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최소 3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올해 8월 기준으로 빅테크 고객사들의 메모리 수요 충족률이 60%에 그치고, 새 메모리 생산공장 완공에는 3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인공지능·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기존 3년 계약 대신 5년 장기공급계약을 요구하고, 여기에 1년 단위 연장 조건까지 함께 요청하는 것도 공급 불안이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런 흐름은 삼성전자가 기술 경쟁력과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실적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확대할 여지를 넓혀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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