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주가가 하반기 들어 37.95~52.14% 하락했다. 상반기 외국인 소비 확대와 명품·패션 판매 호조가 실적을 밀어 올렸지만, 원화 강세와 매출 증가세 둔화 우려가 주가를 눌렀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069960)은 2일 9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월 30일 종가 19만3700원보다 52.14% 내린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세계(004170)는 75만5000원에서 38만6500원으로 48.81% 하락했다. 롯데쇼핑(023530)은 16만9700원에서 10만5300원으로 37.95% 떨어졌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는 하반기 들어 유가증권시장 종목 가운데 각각 두 번째, 세 번째로 하락 폭이 컸다. 상반기 강하게 올랐던 백화점주가 환율과 증시 흐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셈이다.
하락의 1차 배경은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7원 내린 1368.7원에 마감했다.
7월 초 1550원대까지 올랐던 환율은 두 달여 만에 1360원대로 내려왔다. 통상 원화 가치가 오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구매력이 약해져 백화점 매출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
백화점주는 상반기에는 반대로 움직였다. 롯데쇼핑은 상반기 134.07%, 신세계는 205.67%, 현대백화점은 118.62% 올랐다.
본지는 앞서 백화점 3사의 상반기 이익 증가 흐름과 외국인 소비 확대를 전했다. 당시 백화점 3사는 외국인 매출과 명품·패션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매출보다 빠른 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간판 점포의 외국인 소비도 실적 개선의 축이었다. 본지는 신세계 본점과 더현대 서울, 롯데 본점·잠실점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린 핵심 점포가 상반기 이익 증가를 이끈 흐름도 전한 바 있다.
개별 악재도 겹쳤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7월 롯데쇼핑 주식 32만4100주 처분 계획을 공시했고,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11만8180주를 장내 매도했다.
현대백화점은 자회사 지누스가 2분기 267억원 영업손실을 내면서 연결 영업이익이 8.7% 줄었다. 백화점 부문 실적과 별개로 연결 기준 수익성 부담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 눈높이도 낮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 컨센서스 기준 롯데쇼핑 평균 목표주가는 2분기 22만5000원에서 3분기 18만357원으로 19.84% 내려갔다.
현대백화점 평균 목표주가는 22만3500원에서 18만3944원으로 17.70% 낮아졌다. 신세계는 85만3333원에서 73만3824원으로 14.00% 하향됐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백화점 기존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했지만 3분기부터 기저 효과로 비교 기준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7월 24%였던 증가율이 8월 15%, 9월 10%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백화점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하단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으로 확인할 지표는 3분기 기존점 매출 증가율과 원·달러 환율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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