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이 2000억원 규모의 민간모펀드를 결성하고 연내 첫 자펀드 출자에 나선다. 증권업계에서 모험자본 출자를 목표로 민간모펀드를 결성한 첫 사례다.
하나증권은 이달 초 ‘하나 생산적금융 재간접 펀드 1호’를 결성하고 중소벤처기업부에 조합 등록을 완료했다. 관련 내용은 연합인포맥스가 9일 보도했다.
민간모펀드는 벤처캐피탈(VC)이 운용하는 여러 자펀드에 출자하는 재간접 구조다. 이번 펀드 자금 대부분은 하나증권이 부담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7월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하면서 민간모펀드 결성 계획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뒤에는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당초 올해 1분기 안에 모펀드를 결성한 뒤 상·하반기로 나눠 출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결성이 늦어지면서 올해 출자사업은 하반기에만 진행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출자 시기와 규모는 조율 중이다.
하나증권은 2000억원을 3년에 걸쳐 자펀드에 집행할 계획이다. 모태펀드와 성장금융, 산업은행 등 정책 출자기관의 자금을 확보한 VC펀드를 우선 검토한다.
출자 대상은 정부가 지정한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다. 주요 투자 분야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인공지능·차세대통신 △첨단바이오 △로봇 △미래모빌리티가 제시됐다.
수도권 밖 지역에 기반을 둔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도 함께 검토한다. 지역 기업과 국가전략기술 분야를 연결해 모험자본 공급 범위를 넓히려는 구조다.
하나증권은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벤처투자 생태계를 확대하고, 성장한 기업을 향후 금융 고객으로 연결하는 선순환을 구상하고 있다. 투자 이후 기업 성장과 회수까지 지원하는 금융 플랫폼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민간모펀드는 여러 벤처펀드에 자금을 배분하는 상위 펀드로, 자펀드는 모펀드의 출자를 받아 실제 기업 투자에 나서는 구조다. 하나증권의 출자 대상에는 정책 출자기관과 연계된 VC펀드가 우선 검토될 예정이다.
정부와 민간 출자기관이 벤처펀드 조성에 나선 흐름 속에서 금융회사의 직접 출자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민간 출자기관이 약 1조원 규모 벤처펀드 조성에 나선 사례처럼 민간 자금과 정책 자금을 연결하는 출자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관출자자(LP)가 국민성장펀드 자펀드를 우선순위에 두면서 다른 정책펀드의 자펀드가 소외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며 “하나증권 민간모펀드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 펀드레이징 시장이 한층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정책펀드에 출자금이 쏠린 상황에서 민간모펀드가 새로운 출자 재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업계의 기대를 보여준다. 다만 하나증권의 실제 출자 대상과 집행 규모는 향후 사업 일정이 확정된 뒤 구체화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에서는 하나벤처스도 민간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하나벤처스는 9월 7일 400억원 규모의 별도 민간벤처모펀드 출자사업을 공고했으며, 접수 기간은 9월 22일까지다.
하나증권은 올해 하반기 중 첫 출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출자 시기와 규모는 현재 조율 중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