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00대 기업의 합산 매출이 15.5조달러(약 2경1080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과 순이익은 늘었지만 이익률은 2년 연속 하락했다.
포천은 16일 매출 기준 유럽 최대 기업 500곳을 순위화한 ‘Fortune 500 Europe 2026’을 발표했다. 500개 기업의 합산 매출은 전년보다 4% 증가했다.
합산 순이익은 1조달러(약 1360조원)를 조금 웃돌며 전년보다 3% 늘었다. 반면 이익률은 2024년 7.1%에서 6.5%로 낮아졌다. 매출 증가 폭이 순이익 증가 폭을 웃돈 결과다.
1위는 폭스바겐이 차지했다. 폭스바겐은 매출이 3.4% 증가해 3630억달러(약 494조원)를 넘기며 3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포천은 글로벌 관세와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유럽 자동차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종은 매출 규모에서는 선두를 차지했지만 비용과 경쟁 압력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 기업은 폭스바겐, Shell, Glencore, BP, TotalEnergies 순이었다. 이 가운데 에너지 기업 4곳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포천은 호르무즈 해협 혼란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Shell과 BP의 2분기 순이익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금융업의 비중도 컸다. 금융기업 105곳은 전체 매출의 24%, 이익의 40%, 고용의 14%를 차지했다.
HSBC는 2025년 이익 220억달러(약 29조9200억원)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으로 집계됐다. 유럽 대기업의 이익 구조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조업과 에너지업 못지않게 큰 셈이다.
세인트갈렌대학교의 귀도 코치(Guido Cozzi) 교수는 매출 증가와 이익 증가 사이의 격차가 기업들이 비용 충격을 가격에 전부 반영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포천은 이를 물가 상승 압력과 생산성 둔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국가별 기업 수에서는 영국이 76개로 독일의 73개를 처음 앞섰다. 포천은 영국 기업들이 유럽 외 시장, 특히 미국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겨냥한 점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다만 기업 수 변화만으로 영국의 약진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자료에서는 영국이 2025년 유럽 혁신 스코어보드에서 ‘혁신 리더’ 그룹에 포함됐고, 유럽 국가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영국의 창업 생태계도 순위 변화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후룬연구소는 2026년 영국 유니콘 기업을 80개, 기업가치 합계를 2424억파운드로 집계했으며 영국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유니콘 수 세계 3위라고 설명했다.
Fortune 500 Europe에 포함된 기업의 평균 업력은 109년이었다. 절반 이상은 100년 넘게 사업을 이어왔으며, 가장 젊은 기업으로는 2025년 콘티넨탈에서 분사한 Aumovio가 언급됐다.
여성 CEO가 이끄는 기업 수는 전년 41명에서 43명으로 늘었다. 다만 해당 기업들의 매출 규모와 관련해 포천 원문에 제시된 일부 수치는 별도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순위는 기업가치나 시가총액이 아니라 매출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따라서 기업 규모와 수익성, 혁신성을 같은 순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유럽 대기업들은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이익률 하락은 비용 부담과 생산성 둔화가 수익성에 남긴 과제를 보여줬다. 이번 목록은 매출 확대와 이익 개선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함께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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