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매니지먼트(Elliott Investment Management)가 미국 재정적자와 지속적인 물가 상승, 사모신용 위험,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를 시장 위험으로 지목하며 큰 폭의 약세장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AI 모델 개발사와 기반시설 제조사 사이의 순환 투자와 부채에 기대 늘어나는 AI 설비 투자를 문제로 들었다.
엘리엇은 10월 투자자 서한에서 현재 시장을 대공황 전 미국의 호황기와 비교했다. 서한에는 “상당한 약세장을 경고하는 거의 모든 경보가 울리고 있다”고 적혔다. 이 서한을 검토한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이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엘리엇이 과거와 닮았다고 본 지점은 빚을 동원한 위험 투자와 신기술을 둘러싼 기대다. 서한은 이 두 요소가 현재 시장에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AI 분야에서는 모델 개발사와 기반시설 제조사 사이에 자금이 순환하는 투자 구조를 위험으로 꼽았다. AI 사업에 필요한 자금과 설비 투자가 관련 기업 사이에서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다.
순환 투자가 이어지면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 성장 기대가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쪽의 투자 축소가 다른 쪽의 수요 기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엘리엇은 이를 경계했다.
AI 관련 설비 투자가 부채에 기대어 확대되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언급됐다. 차입을 동반한 투자는 자금 조달 여건이나 시장 기대가 바뀔 때 투자 계획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엘리엇은 AI 투자 외에도 사모신용 시장의 위험을 지목했다. 사모신용은 공개 채권시장을 거치지 않고 대출기관 등이 기업에 사적으로 제공하는 대출을 가리킨다.
AI 자본지출을 신용 위험과 연결해 보는 시각은 앞선 조사에서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8월 설문에서 응답자의 38%가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AI 자본지출을 시스템 신용 사건의 가장 유력한 촉발 요인으로 꼽았다고 본지가 보도했다.
엘리엇은 시장을 떠받치는 핵심 요인 한두 가지가 뒤집히면 투자 심리가 급변할 수 있다고 봤다. 그 경우 매도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서한은 투자자 심리가 ‘FOMO’에서 ‘FOGO’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FOMO는 상승 기회를 놓칠까 하는 두려움이고, FOGO는 시장에서 큰 손실을 입을까 걱정하는 심리다.
엘리엇이 제시한 것은 핵심 요인의 반전을 전제로 한 경고다. 약세장이 이미 시작됐다고 선언한 내용은 아니다.
폴 싱어(Paul Singer)와 조너선 폴록(Jonathan Pollock) 엘리엇 공동 CEO는 자본을 보호하고 시장 혼란 이후의 투자 기회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시장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이후 투자에 대비해 자금을 남겨두겠다는 운용 방침이다.
엘리엇의 운용 규모는 800억달러(약 107조5200억원)다. 이 금액은 회사의 운용 규모를 나타낸다.
엘리엇의 올해 1~9월 수익률은 2%에 조금 못 미쳐 같은 기간 약 13% 오른 S&P500지수에 뒤졌다. 엘리엇의 3분기 수익률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Copyright ⓒ TokenPost, unauthorized reproduction and redistribution prohibited>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