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 이체 메모에 ‘도지코인·USDT’ 적으면 계좌 동결…리테일 단계 규제 강화

| 서지우 기자

중국 주요 은행들이 계좌이체 메모란에 도지코인(DOGE)이나 테더(USDT) 같은 단어가 적히기만 해도 계좌를 동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 암호화폐 규제 완화 흐름이 이어지는 것과 정반대로, 중국은 소매은행(리테일 뱅킹) 단계에서 ‘가상자산 연관 거래’를 보다 촘촘히 걸러내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메모에 ‘도지코인’ 적었더니…35달러 이체에도 계좌 동결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최근 “이체 사유에 도지코인(DOGE)·USDT를 적었다가 은행 계좌가 즉시 묶였다”는 제보가 확산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동결 해제 과정에서 사실상 구제 수단이 거의 없었다고도 호소한다.

중국 매체 테크허브닷인포(Techub.info)가 소개한 사례에 따르면, 중국건설은행(China Construction Bank) 고객 2명은 서로 250위안(약 3만6800원·25만 원? → 250위안은 약 3만6800원, 35달러는 약 5만1500원) 규모의 소액을 이체하면서 메모란에 “이번 주 도지코인”이라는 문구를 남겼다가 계좌가 동결됐다. 은행은 해당 이체를 ‘가상자산 통제 리스크 관리’ 프로그램에 따라 위험 거래로 분류해 자동 플래그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금액의 크기보다 ‘키워드’ 자체를 위험 신호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거래소 입금이나 장외거래(OTC)처럼 직접적인 암호화폐 매수 정황이 없어도, 메모 한 줄로 금융 접근성이 차단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레드노트 경고 확산…“비트코인·밈코인·USDT 절대 쓰지 말라”

중국의 소셜 플랫폼 레드노트(Rednote)에서는 이용자들이 경험담과 함께 경고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다. 요지는 단순하다. 이체 사유에 비트코인(BTC), 가상자산, 밈코인, USDT 등 표현을 넣으면 계좌 동결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이 전한 해제 절차는 까다롭다. 은행 담당자에게 해당 자금이 실제로 암호화폐 구매에 쓰이지 않았음을 소명해야 하고, 왜 메모에 암호화폐가 언급됐는지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한 뒤 심사를 기다려야 한다. 처리 기간은 수주가 걸릴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계좌가 끝내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완화’와 중국 ‘강화’…엇갈린 규제 체감

미국에서는 제도권 내에서 암호화폐 매매·거래·발행이 빠르게 ‘정상화’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반면 중국은 개인 단의 자금 흐름을 은행권에서부터 강하게 조이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통제하는 양상이다. 그 결과 동일한 암호화폐 시장을 두고도, 국가별로 ‘은행을 통한 체감 규제 강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중국 내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행태를 더 보수적으로 만들 것으로 본다. 당장 은행 계좌가 생활 금융의 핵심 인프라인 만큼, ‘키워드 단속’이 지속될 경우 개인들은 가상자산 관련 문구 자체를 피하고, 계좌 이용 패턴도 한층 조심스러워질 가능성이 크다.


◆ "이체 메모 한 줄이 리스크가 되는 시대"… ‘규제 체감’이 곧 투자 실력이다

도지코인(DOGE)·USDT 같은 키워드만으로도 계좌가 동결되는 사례는, 이제 리스크가 “가격 변동”이 아니라 “규제·금융 인프라”에서 먼저 터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거래를 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어떤 단어를 썼는지가 트리거가 되는 순간 투자자는 대응 수단부터 잃는다.

이럴수록 필요한 건 단기 이슈에 휘둘리는 감이 아니라, 시장 구조와 규제 흐름을 읽고 스스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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