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고 자금 열어준다”…SEC 세이프 하버에 시장 들썩

| 박아인 기자

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제도권 안착을 지원하는 ‘세이프 하버’ 규제안을 백악관 최종 심사 단계로 넘겼다. 업계에서는 미국 가상자산 규제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앳킨스 의장은 4월 6일(현지시간) 밴더빌트대와 블록체인협회가 공동 주최한 ‘디지털 자산 및 신흥 기술 정책 서밋’에서 해당 제안이 백악관 산하 정보규제사무소(OIRA)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OIRA 심사는 연방 규제 공표 전 거치는 마지막 단계로 여겨진다.

‘Reg Crypto’ 핵심…등록 부담 완화한 맞춤형 경로

이번 프레임워크의 공식 명칭은 ‘Reg Crypto(Regulation Crypto Assets)’다. 핵심은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일정한 공시 의무를 전제로 등록 부담을 완화하는 별도 경로를 마련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초기 프로젝트가 기존 증권 규제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하고 네트워크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최대 4년 유예”…자금조달 허용 범위는 ‘예시 기준’

규제안에는 스타트업 면제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초기 프로젝트는 예시 기준으로 최대 4년간 약 500만달러 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별도 경로로는 12개월 내 약 7500만달러 수준 자금조달을 허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다만 해당 금액은 SEC 발표에서 확정 수치가 아닌 예시 형태로 제시된 것으로, 최종 규정화 과정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토큰 분류 체계와 연계…증권성 판단 기준 정교화

앳킨스는 이번 구상이 지난 3월 발표된 토큰 분류 체계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체계는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공동으로 제시한 해석 지침으로, 가상자산을 기능과 성격에 따라 구분해 증권법 적용 여부를 명확히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분류 체계는 ▲디지털 상품 ▲디지털 수집품 ▲디지털 도구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증권 등 총 5개 유형으로 구성된다. 이 중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자산은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돼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명시됐다. 반면 토큰화된 주식이나 채권 등은 ‘디지털 증권’으로 분류돼 기존 증권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투자계약 세이프 하버’…피어스 제안의 연장선

이번 규제안에는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토큰이 더 이상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도록 하는 ‘투자계약 세이프 하버’도 포함된다.

이 개념은 2020년 헤스터 피어스 SEC 커미셔너가 제안한 ‘토큰 세이프 하버’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이를 제도화 단계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CLARITY 법안 연계…입법 병행 필요성 강조

앳킨스는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위원회 규칙 제정뿐 아니라 의회 입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다루는 CLARITY 법안이 제도적 기반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디파이 포함 ‘혁신 면제’도 추진

SEC는 이와 별도로 온체인 자산과 디파이(DeFi) 영역을 위한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제도도 준비 중이다. 이는 일정 조건 하에서 실험적 서비스 운영을 허용하는 규제 샌드박스 성격의 조치로, 세부 지침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규제 명확성 기대…최종 내용은 변동 가능성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기조 속에서 규제 명확성을 제도화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다만 현재 OIRA 심사와 향후 공람, 의견 수렴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최종 규제 내용과 적용 범위는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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