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CLARITY Act(클래리티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하면서, 암호화폐 업계가 총력 로비전에 나섰다. 업계는 이번 법안 통과가 ‘마지막 규제 명확성 확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디지털 자산 로비 단체 디지털 챔버, 크립토 혁신 위원회, 블록체인 협회가 주도한 100개 이상의 기업 및 기관 연합은 상원에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크라켄, 제미니 등 주요 거래소는 물론 리플, 컨센시스, 앵커리지 디지털, 갤럭시 디지털, 안드리센호로위츠 등 대형 투자사까지 참여하며 업계 전반이 결집한 모습이다.
지난 5월 중순 상원 은행위원회가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며 첫 관문은 넘었지만, 본회의 표결까지는 여전히 높은 정치적 장벽이 남아 있다. 특히 상원에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필요한 ‘60표 확보’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번 로비의 핵심 쟁점은 이른바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 2.0’으로 불리는 규제 관행이다. 업계는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이 공식 규제 절차 없이 은행에 압력을 가해 암호화폐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4월 23일 상원에 전달된 서한에서 이들은 “명확한 규칙도, 법적 절차도, 기록도 없는 비공식 규제가 산업을 질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러한 감독 방식은 공식적인 규제 제정 절차로 대체돼 투명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코인베이스, 크라켄 같은 거래소 입장에서는 법안이 법정화폐 입출금 통로, 즉 ‘온·오프램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다.
업계와 일부 정부 인사의 입장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2027 회계연도 예산 청문회에서 “CLARITY Act는 미국 금융 리더십과 달러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크립토 혁신 위원회 역시 “법안이 무산될 경우 미국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국가 경쟁력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신중론이 강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암호화폐 관련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이해충돌 논란으로 이어지며 규제 완화에 대한 경계심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은행위원회 통과 직후 암호화폐 관련 주식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절차적 난관이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는 다시 흔들리는 모습이다. 예측 시장에서도 법안 통과 확률이 급락하는 등 상원 내 기류 변화가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이번 CLARITY Act는 단순한 규제 법안을 넘어 미국 암호화폐 산업의 방향성을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법안이 표류할 경우 규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상원 표결 과정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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