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결제용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증권’의 규칙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암호화폐 규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리플은 보관·자본 규정 전반의 해석을 정리해야 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고 압박했다.
28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리플은 SEC 크립토 태스크포스에 보낸 서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담보 인정, 고객 자산 수탁 기준, 온체인 장부의 법적 효력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리플은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대차대조표에 반영할지와 관련해 규칙 15c3-1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고객의 스테이블코인을 보관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규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봤다. 리플은 ‘적격 결제 스테이블코인’ 범주를 새로 정의해 규칙 15c3-3을 손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외의 비증권형 암호자산도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며, 최근 SEC가 일부 주요 암호화폐를 상품으로 분류한 흐름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플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2%의 ‘헤어컷’이 여전히 과도하다고도 지적했다. 발행사와 브로커-딜러 사이에 민팅·소각 구조가 명확하다면 0% 헤어컷이 더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헤어컷은 자산 가치를 보수적으로 깎아 잡는 회계·리스크 관리 방식으로, 규제가 엄격할수록 자본 부담이 커진다.
이와 함께 리플은 온체인과 오프체인 중 어느 등록부가 실제 소유권과 법적 권리를 우선하는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디지털 자산을 실물과 연결한 ‘디지털 트윈’ 구조에서는 이중 장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온체인 등록을 단일한 법적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서한은 지난 3월 20일 SEC 크립토 태스크포스와의 회담 뒤속 후속 조치다. 리플은 당시 넷캐피털 규정과 소비자 보호 규정 아래에서 결제용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증권을 어떻게 다룰지, 그리고 향후 어떤 지침이 필요한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에서 ‘반(反)크립토 세력’이 법원과 유권자,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겨냥한 ‘마녀사냥’이 정책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성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갈링하우스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 SEC 의장 게리 갠슬러와 반크립토 진영을 공개 비판한 게시물에 대한 반응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암호화폐 산업을 무너뜨릴 뻔했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행정부 차원에서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리플의 이번 요구가 XRP를 포함한 주요 디지털 자산의 규제 환경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호로 봤다. SEC가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증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어디까지 구체화하느냐에 따라, 향후 미국 내 암호화폐 사업자의 자본·수탁·회계 기준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XRP는 1.31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규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리플이 SEC와의 접점을 넓히며 제도권 편입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정책 모멘텀’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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