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규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을 두고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이 법안을 두고 “크립토의 ‘1934년 순간’”이라고 표현하며, 통일된 연방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3일 미국 외신에 따르면, 클래리티 법안은 현재 주별로 제각각인 암호화폐 규제를 하나의 틀로 묶어 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감독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톰 리는 “미국에서 크립토에는 아직 하나의 명확한 규칙집이 없다”며, 대형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스테이블코인 시스템과 실물자산의 블록체인화를 추진하려면 ‘전국 단위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찰스 슈왑($SCHW)과 프랭클린 템플턴($BEN) 같은 대형 금융사가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단순한 가상자산 업계의 요구가 아니라, 전통 금융권까지 규제 명확성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는 의미다. 주별 규제가 이어질 경우 기업들은 각 지역의 상이한 기준을 맞춰야 해 전국 단위 서비스를 설계하기 어렵다.
톰 리가 ‘1934년’을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 미국은 증시를 둘러싼 주별 규제가 뒤섞여 투자자 보호와 시장 운영에 혼선이 컸고, 이를 정리하기 위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출범했다. 그는 지금의 크립토 시장도 비슷한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봤다. 하나의 연방 기준이 생기면, 수십 개 주 규제 사이에서 흔들리던 산업 구조가 정리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는 또 암호화폐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돈을 ‘소프트웨어’처럼 바꾸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포인트, 평판 점수 같은 요소들도 사실상 화폐처럼 기능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다룰 ‘심판’이 하나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일본과 러시아, 유럽이 관련 규정을 앞서 도입하고 있다는 점도 미국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통과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 일정이 빠듯한 데다, 법안 찬성파와 반대파 모두 추가 양보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톰 리도 “아무 일이나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시장은 클래리티 법안이 미국 크립토 산업의 제도화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지연으로 끝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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