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나우·코인래빗, 프라이버시 도구 보호 기능 강조

| 서도윤 기자

가상자산 프라이버시 도구를 범죄 회피 수단이 아닌 개인과 기업의 보호 장치로 봐야 한다는 업계 주장이 나왔다. 공개 블록체인의 투명성이 지갑 잔액과 거래 관계를 과도하게 노출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체인지나우(ChangeNOW)와 코인래빗(CoinRabbit)은 ‘디지털 시대의 금융 프라이버시(Financial Privacy in the Digital Age)’ 보고서에서 프라이버시 도구를 “필수 보호 기능”으로 규정했다고 디크립트(Decrypt)는 3일 전했다. 보고서는 프라이버시와 규제 준수가 반드시 제로섬 관계는 아니며, 수사와 제재 집행의 핵심 지점은 프라이버시 인프라보다 법정화폐 출금 구간이라고 주장했다.

공개 블록체인에서는 지갑 주소와 잔액, 거래 상대방, 반복 송금 패턴을 외부에서 추적할 수 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트론(TRX) 등 다수의 퍼블릭 체인이 이런 구조를 갖고 있다.

체인지나우는 자사 프라이빗 전송 기능이 송신자와 수신자 지갑의 직접적인 연결을 줄이는 라우팅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이용자의 자금을 섞는 방식과는 다르며, 자금 풀링이나 완전한 익명화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보고서는 프라이버시 도구가 필요한 사례로 △제재·권위주의 체제 아래 놓인 일반 이용자의 금융 접근 △블록체인 인프라를 이용하는 기업의 재무정보 보호 △고액 보유자를 겨냥한 물리적 강탈 방어를 제시했다. 기업 지갑 주소가 공개되면 거래처와 지급 빈도, 급여 추정치, 공급망 의존도까지 드러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리적 강탈 위험은 이른바 ‘렌치 어택’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렌치 어택은 가상자산 보유자를 물리적으로 위협해 지갑 접근권이나 자금을 빼앗는 공격을 뜻한다.

서틱(CertiK)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검증된 렌치 어택은 52건이며 관련 노출액은 1억2410만 달러(약 1821억원)로 집계됐다. 2025년 상반기 1050만 달러(약 151억원)의 약 11.8배이며, 프랑스에서 전체 52건 가운데 33건이 발생했다.

다만 프라이버시 강화가 불법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티알엠 랩스(TRM Labs)는 ‘2026년 크립토 범죄 보고서’에서 2025년 불법 가상자산 유입액을 1580억 달러(약 232조원)로 집계했다. 전년 대비 약 145%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전체 온체인 거래에서 불법 활동이 차지한 비중은 2024년 1.3%에서 2025년 1.2%로 낮아졌다. 비중은 줄었지만 불법 자금의 절대 규모는 크게 증가한 셈이다.

티알엠 랩스는 중국어권 에스크로와 지하 금융 네트워크가 2025년 1000억 달러(약 147조원) 이상을 처리했다고 분석했다. 프라이버시 기술이 이용자 보호뿐 아니라 제재 회피와 범죄 수익 이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규제기관의 우려와 맞닿는 대목이다.

미국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2023년 10월 가상자산 믹싱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거래 유형’으로 지정하는 규칙안을 냈다. 반면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025년 3월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를 제재 명단에서 삭제했다. 앞서 제5연방항소법원은 2024년 11월 토네이도캐시의 변경 불가능한 스마트계약이 제재 대상인 ‘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쟁점은 프라이버시 도구 자체를 금지할지가 아니라 합법적인 정보 보호와 불법 은닉을 어느 단계에서 구분할지에 있다. 체인지나우는 자사 기능에 거래별 자금세탁방지 모니터링과 위험 기반 검토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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