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올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대 활동과 관련해 최소 37명이 체포됐다. 대형 컴퓨팅 시설을 둘러싼 갈등은 전력망과 물 사용, 세제 혜택, 주민 동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디크립트(Decrypt)는 4일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반대 시위와 공청회 충돌 사례를 집계해 이같이 보도했다. 체포 사례에는 2월 오클라호마주 클레어모어, 5월 인디애나주 호바트, 7월 캔자스주 엠포리아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관련 회의가 포함됐다.
대런 블랜처드(Darren Blanchard)는 2월 17일 클레어모어에서 열린 ‘프로젝트 머스탱’ 데이터센터 설명회에서 3분 발언 제한을 넘긴 뒤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회의에서는 비일 인프라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개발안이 다뤄졌다.
파블로 파얀(Pablo Payan)은 5월 7일 호바트 계획위원회의 아마존($AMZN) 데이터센터 관련 회의에서 이름과 주소 공개 요구를 거부한 뒤 체포됐다. 시 당국은 형사 무단침입과 무질서 행위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럭스 클래리지(Lux Claridge)는 7월 22일 엠포리아 시위원회의 데이터센터 구역 변경 회의에서 퇴장 요구에 따르지 않아 법집행 방해와 무질서 행위 혐의로 리옹카운티 구치소에 입감됐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공청회 박수 체포’ 사례로 공유됐다.
갈등의 중심에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있다. 미 에너지부는 전력연구소(EPRI) 추정을 토대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미국 전력 부하 비중이 2023년 4%에서 2030년 최대 9%로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 데이터센터 허브에 소개된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의 2025년 업데이트는 2030년 말 데이터센터의 미국 전력 사용 비중을 11.8%로 제시했다. 시나리오별 범위는 9.5~15.3%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1월 단기전망에서 미국 전력 사용이 2026년 1%, 2027년 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 컴퓨팅 시설과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여론은 환경·요금 부담과 일자리·세수 효과를 놓고 갈렸다.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1월 20~26일 미국 성인 8512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9%는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대체로 나쁘다고 답했고, 38%는 가정 전기요금에 부정적이라고 봤다. 반면 지역 일자리에는 25%, 지방세 수입에는 23%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시위는 지역 공청회 밖으로 확산됐다. 로이터(Reuters)는 데이터센터 반대 단체 휴먼스퍼스트(HumansFirst)가 7월 18일 미국 42개 주에서 142건의 동시 시위를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달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약 200명이 오픈AI(OpenAI), 앤스로픽(Anthropic),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사무실 사이를 행진하며 신규 대형 AI 모델 학습 중단을 요구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둘러싼 정치권의 입장도 엇갈린다. 저스틴 피어슨(Justin Pearson) 테네시주 하원의원은 AI 산업의 빠른 확장을 이유로 보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팀 케인(Tim Kaine) 민주당 상원의원은 중단 조치가 미국의 기술 리더십 포기로 비칠 수 있다고 반대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비트코인(BTC) 채굴장은 서로 다른 산업이지만 전력 집약형 시설이라는 점에서 지역 전력망과 비용 부담 논쟁을 공유한다. 본지는 앞서 미국 일부 주정부가 데이터센터 세제 혜택을 줄이고 전력망 비용 부담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체포 사례가 특정 비트코인 채굴장이나 블록체인 기업과 직접 연결됐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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