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정리할 ‘CLARITY Act’가 또다시 지연 국면에 들어갔다. 상원 일정이 빽빽한 데다 중간선거 일정까지 겹치면서, 올해 안 처리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그레이스케일 리서치 책임자 잭 팬들(Zach Pandl)은 최근 상원 통과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법안이 무산되더라도 비트코인(BTC), 스테이블코인, 주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는 당장 큰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존 튠(John Thune)은 법안 심의 개시 동의안에 대해 ‘클로처(cloture)’를 신청했다. 표결은 상원이 휴회에서 돌아오는 9월 15일 오후 2시 15분(미 동부시간)로 잡혔다.
이번 표결은 CLARITY Act 자체를 통과시키는 절차가 아니다. 심의 시간을 제한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공화당이 상원 53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절차를 넘기려면 최소 7명의 민주당 의원이나 무소속 의원의 동참이 필요하다.
톰 틸리스(Thom Tillis)와 루벤 갈레고(Ruben Gallego) 상원의원은 법안과 연계된 초당적 윤리 방안을 조율해왔다. 이 안은 주 검찰총장이 디지털 자산 발행 관련 제한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암호화폐 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이 합의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다.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은 CLARITY Act에 반대하며, 투자자 보호와 금융 시스템, 국가안보 측면에서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레이스케일은 CLARITY Act가 없더라도 비트코인의 ‘가치 저장 수단’ 역할이나 대형 블록체인, 스테이블코인 결제 성장세가 즉각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암호화폐 산업은 미국의 포괄적 시장 구조 법안 없이도 거의 17년 동안 성장해왔다는 설명이다.
다만 명확한 규제 틀이 없으면 투자 속도가 둔화되고, 일부 기업은 규제가 더 분명한 해외로 이동할 수 있다. 이번 법안은 디지털 자산 중개업자, 토큰화 증권, 자본 형성, 투자자·소비자 보호, 개발자 규칙까지 폭넓게 정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다른 규제 당국은 기관 보관, 은행 접근성, 스테이킹,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 토큰화 증권 관련 규정을 계속 만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개별 기관 규칙이 의회 입법만큼 넓은 틀을 제공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석가 미카엘 판 데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9월 표결이 디파이(DeFi), 이더리움(ETH), 미국 기반 암호화폐 프로토콜에 대한 관심을 다시 키울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표결 전 기대감이 커지고 이후 차익 실현이 나오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흐름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직 CLARITY Act는 살아 있지만, 상원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결국 9월 15일 표결이 미국 암호화폐 규제의 다음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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