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 자본부담, 바젤 가상자산 기준 재검토

| 이도현 기자

바젤 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은행의 가상자산 익스포저 건전성 기준 일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2026년 1월 1일 시행된 현행 기준은 토큰화 자산, 스테이블코인, 그 밖의 가상자산을 나눠 은행 자본부담을 달리 매긴다.

BCBS는 5월 20일 회의 결과에서 “은행의 가상자산 익스포저 건전성 기준 중 특정 요소에 대한 재검토를 신속히 진행해 왔다”며 올해 안에 업데이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19일 회의에서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 변화 때문에 해당 기준 일부의 검토를 서두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바젤 프레임워크의 ‘SCO60 가상자산 익스포저’다. 이 조항은 은행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거나 관련 파생상품·간접 익스포저를 가질 때 적용할 건전성 처리를 정한다. 분산원장기술(DLT)로 발행된 무권화 증권은 적용 범위에 들어올 수 있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건전성 처리는 아직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현행 기준은 가상자산을 크게 그룹별로 분류한다. 토큰화된 전통자산은 ‘그룹 1a’, 안정화 메커니즘이 있는 자산은 ‘그룹 1b’로 분류될 수 있다. 그룹 1a는 원칙적으로 해당 전통자산과 같은 위험분류를 따르지만, 은행은 토큰화 자산의 유동성, 법적 확실성, 담보 인정 요건을 별도로 따져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처럼 안정화 메커니즘이 있는 자산은 상환 구조가 중요하다. BCBS 기준은 상환을 맡는 주체가 실패할 경우 자산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보고, 은행이 상환청구권과 준비자산 구조를 반영해 위험가중자산을 계산하도록 했다. 앞서 유럽연합도 미카 재검토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상환 책임과 준비자산 배분 문제를 검토 항목에 올렸다.

가장 논란이 큰 대목은 ‘그룹 2b’다. 그룹 2b에는 분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토큰화 전통자산, 스테이블코인, 무담보 가상자산 등이 들어간다. 은행은 이 자산에 1250% 위험가중치를 적용해야 한다. BCBS는 이 규칙이 그룹 2b 익스포저 규모 이상으로 최소 위험기반 자본을 요구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반응은 자본부담에 집중됐다.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는 2025년 8월 BCBS에 보낸 서한에서 SCO60 시행을 유예하고 재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ISDA는 현행 기준이 실제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정책연구소(Bitcoin Policy Institute)도 올해 2월 공개한 ‘Basel’s 1250% Mistake’ 보고서와 별도 캠페인에서 비트코인(BTC)에 대한 1250% 위험가중치가 은행의 관련 서비스 진입장벽이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정책 로비 성격의 주장이다. BCBS 기준 자체는 은행 건전성과 금융안정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BCBS는 국제 은행 건전성 규제의 기준 제정기구다. 28개 관할권의 45개 회원기관이 참여하고, 주요 결정은 중앙은행 총재·감독기관장 그룹(GHOS)의 감독을 받는다. 다만 BCBS 결정에는 초국가적 법적 강제력이 없다. 실제 규제 강도는 각국 감독당국이 바젤 기준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지점도 여기에 있다. 바젤 기준은 국내 은행이 토큰화 자산, 스테이블코인, 비트코인 관련 서비스를 다룰 때 참고되는 국제 공통분모가 될 수 있다. 시행 방식과 적용 범위는 각국 감독당국의 제도 설계에 달려 있으며, BCBS는 올해 안에 재검토 진행 상황을 추가로 밝힐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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