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은행의 암호자산 익스포저 규제를 바젤Ⅲ 이행 점검 체계 안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암호자산 공시 기준과 건전성 기준은 2026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갖기 시작했고, 일부 세부 기준은 재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BCBS의 규제정합성평가프로그램(RCAP) 최신 대시보드는 2026년 5월 31일 기준으로 공개돼 있다. RCAP 본문에 붙은 서술형 이행 업데이트는 2025년 9월 30일 기준이다. RCAP는 2012년 출범한 이행 감시 체계로, 새 규정을 만드는 절차가 아니라 회원 관할권이 합의한 바젤 기준을 제때, 같은 방향으로 옮겼는지 확인하는 장치다.
RCAP는 바젤Ⅲ의 이행 시점, 규정 간 일관성, 은행별 산출 결과를 점검한다. 관할권 평가는 현재 28개 관할권을 대상으로 하며, 이 범위는 전 세계 은행 자산의 90%를 포괄한다고 BCBS는 설명한다.
BCBS는 2025년 9월 30일 기준 대부분의 회원국이 최종 바젤Ⅲ의 마지막 요소를 반영한 규정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직전 12개월 동안 1개 관할권은 바젤Ⅲ 전 항목을 추가 공표했고, 다른 1개 관할권은 시장리스크 규칙을 추가 공표했다. 같은 기간 2개 관할권은 은행의 암호자산 익스포저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실제 시행도 늘었다. 최종 바젤Ⅲ 기준은 지난 12개월 동안 27개 회원국 중 40%가 넘는 관할권에서 효력을 갖게 됐다. 신용위험·운영위험·산출하한은 약 80%, 신용가치조정(CVA) 기준은 약 70%, 시장위험 기준은 약 40%의 회원국에서 시행 중으로 집계됐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대목은 암호자산 규정이 발표 단계를 지나 은행 건전성 규제의 집행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바젤 프레임워크상 암호자산 공시 기준(DIS55)과 암호자산 익스포저 건전성 기준(SCO60)은 2026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있다. 은행이 보유하거나 취급하는 암호자산 위험을 자본 규제와 공시 체계 안에서 다루겠다는 취지다.
다만 세부 기준은 다시 점검대에 올라 있다. BCBS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최근 암호자산 시장 변화를 이유로 은행 암호자산 익스포저 기준의 일부 요소에 대한 검토를 앞당기기로 했다. 2026년 2월 회의와 5월 회의에서도 해당 검토가 이어졌고, 추가 업데이트를 추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유예와 재보정 요구가 나왔다.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 등 글로벌 금융업계 단체들은 2025년 8월 BCBS에 보낸 서한에서 암호자산 익스포저 기준인 SCO60의 시행을 잠시 멈추고, 분산원장기술(DLT) 활용과 암호자산 시장 변화를 반영해 재설계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현행 기준이 실제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BCBS는 바젤Ⅲ 이행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에릭 테데인(Erik Thedéen) BCBS 의장은 2025년 10월 발언에서 바젤Ⅲ 이행이 마지막 구간에 들어갔고, 회원국 4분의 3 이상이 이미 기준을 이행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연보다 일관된 이행을 우선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RCAP의 다음 점검은 레버리지비율과 위험가중자산 개정으로 이어진다. 레버리지비율 평가는 한국을 포함해 호주, 캐나다, 일본, 영국, 스위스가 2026년 4분기 대상이다. 위험가중자산 평가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가 2027년 4분기 일정에 들어 있다.
RCAP는 암호자산 시장 가격을 다루는 제도가 아니다. 은행이 암호자산 위험을 어떤 자본·공시 기준으로 반영하는지, 각국 규정이 국제 기준과 얼마나 맞는지를 보는 장치다. 암호자산 기준은 이미 시행됐고, 일부 항목은 BCBS의 재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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