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재무장관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루피의 소매·도매 부문 확대를 촉구했다. 인도중앙은행(RBI)의 전국 상용화 일정이나 구체적인 정책 지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니르말라 시타라만(Nirmala Sitharaman) 인도 재무장관은 9월 11일 뭄바이에서 열린 글로벌 핀테크 페스트 2026에서 RBI가 디지털 루피 파일럿의 속도와 채택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고 크립토 브리핑은 전했다. 발언 전문이나 공식 회의록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논의의 초점은 소비자 결제 시장에서 디지털 루피가 기존 결제망과 경쟁할 수 있느냐에만 있지 않다. 토큰화된 채권과 금융자산을 거래할 때 자산과 결제대금을 동시에 이전하는 구조에 도매형 디지털 루피를 활용할 수 있느냐가 핵심으로 거론된다.
인도 정부는 글로벌 핀테크 페스트 2026의 주요 의제로 에이전틱 인공지능, 토큰화, 양자기술을 제시했다. 토큰화는 자산의 분할 소유와 즉시 결제, 상호운용 가능한 디지털 화폐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설명됐다.
실제 사례로는 국영 인프라 금융회사 REC의 토큰화 회사채 파일럿이 있다. REC는 9월 7일 인도 최초의 토큰화 회사채 파일럿을 완료했으며, 발행 규모는 50억루피로 10억루피 기본 발행분과 40억루피 그린슈 옵션으로 구성됐다.
REC는 납입과 배정, 채권 상장을 같은 날 마쳤다고 밝혔다. 토큰화된 채권은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와 봄베이증권거래소(BSE)에 상장됐다.
인도가 9월 토큰화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는 내용은 앞서 토큰화 채권과 도매형 디지털 루피 결제를 연결하는 금융시장 실험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번 REC 발표는 당시 계획이 실제 파일럿 발행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RBI는 디지털 루피를 소매용 CBDC-R과 도매용 CBDC-W로 나눠 파일럿을 운영하고 있다. 소매 파일럿은 2022년 12월 1일 시작됐으며, 현재도 제한적·통제된 시험 단계다.
도매형 디지털 루피는 국채 유통시장 거래와 은행 간 자금 거래 결제에 활용되고 있다. 프로그래밍 기능, 오프라인 결제, 복지급여 지급, 국경 간 결제도 활용 사례로 검토돼 왔다.
디지털 루피는 RBI가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다. 일반 암호화폐처럼 민간 네트워크에서 발행되는 자산이 아니라 실물 루피와 같은 액면 단위로 발행되며, 은행과 비은행기관이 제공하는 지갑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소매 부문의 과제는 기존 결제망과의 차별화다. 인도에서 이미 대규모로 사용되는 결제 수단은 CBDC가 아니라 통합결제인터페이스(UPI)다.
인도결제공사(NPCI) 통계상 2026년 8월 UPI 거래량은 2만4508.96 million건, 거래액은 29만8235.95 crore루피였다. 이 수치는 소매용 디지털 루피가 기존 결제망과 다른 사용처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을 보여주지만, UPI와 CBDC의 직접 경쟁을 뜻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RBI는 디지털 루피를 복지 지급과 국경 간 결제 실험으로도 넓혀 왔다. 인도 디지털 루피 파일럿이 복지 예산 집행과 결제 인프라를 연결하는 시험대라는 평가처럼, 소매 CBDC의 활용처는 일반 결제 외에도 목적 지정형 지급으로 확장되고 있다.
공식 자료에서는 글로벌 핀테크 페스트 2026이 토큰화와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는 점이 확인된다. 다만 금융기관이나 암호화폐 업계가 시타라만 장관의 확대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찬반 입장을 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REC의 파일럿은 토큰화 자산과 디지털 루피를 결합할 수 있다는 방향을 보여준다. 그러나 단일 발행 사례만으로 인도 채권시장의 전면적인 분산원장 전환이나 CBDC의 대중화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타라만 장관의 확대 촉구 이후 RBI가 소매·도매 파일럿의 범위와 상용화 일정을 어떻게 제시할지가 다음 확인 대상이다. 현재 RBI 공식 자료는 디지털 루피를 제한적 파일럿으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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