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미상장 토큰 볼트12, SEC에 '60일 이의 제기' 제안

| 이준한 기자

2018년 토큰 세일로 1745만달러(약 241억원)를 모은 볼트12(Vault12)의 'Vault Guardian Token(VGT)'이 8년째 중앙화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못하고 있다. 볼트12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준비 중인 가상자산 면책(세이프하버) 제안만으로는 거래소가 상장을 결정할 만큼의 확실성이 생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볼트12는 20일(화) SEC에 의견서를 제출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회사는 의견서에서 거래소들이 VGT 상장을 검토할 때마다 같은 질문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질문은 'SEC가 나중에 VGT는 여전히 기존 투자계약의 적용을 받는다고 말하지 않을 거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였다.

볼트12는 지갑 백업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로, 윙클보스 캐피털(Winklevoss Capital)과 나발 라비칸트(Naval Ravikant)의 투자를 받았다. 2018년 38명의 투자자에게 장래 토큰을 받는 계약 방식으로 자금을 모았다. 회사는 백서에 적힌 약속을 모두 이행하거나 공식적으로 포기했는데도 VGT가 상장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쟁점은 증권성 판단이다. 미국에서 토큰 발행은 흔히 투자계약(investment contract)으로 규정돼 증권법 적용 여부가 문제가 된다. 발행 때 약속한 사업이 끝난 뒤에도 해당 토큰이 계속 증권으로 취급되는지가 상장 심사에서 걸림돌이 되는 구조다.

SEC가 8월 내놓은 '레귤레이션 크립토 자산(Regulation Crypto Assets)' 제안에는 토큰이 원래의 투자계약 적용에서 벗어나는 조건을 정한 세이프하버가 들어 있다. △약속한 핵심 경영 활동의 완료 또는 영구 중단 △새로운 약속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명 △이런 결론을 설명하는 전환 보고서(Form TR) 제출이 조건이다.

다만 SEC는 발행사가 조건을 충족했는지 문제 삼을 수 있다. 인증이 부정확하다고 판단하면 투자계약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증권법 요건을 계속 적용할 수 있다. 제안은 다른 주체가 해당 토큰을 투자계약이나 증권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막지 못한다.

볼트12가 내놓은 해법은 '60일 이의 제기' 기간이다. SEC가 60일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적법하게 제출된 인증서가 SEC에 대해 확정적 효력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사기나 중대한 허위 진술 같은 예외는 뒀다. 볼트12는 이 방식이 거래소에 상장 판단의 확실성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업계 단체 디지털 체임버(The Digital Chamber)의 의견서에도 같은 우려가 담겼다며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볼트12와 디지털 체임버 쪽 주장이 중심이다. 거래소들의 공식 입장은 코인데스크 보도에 담기지 않았고, 거래소가 어떤 기준과 절차로 상장을 판단하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볼트12의 문제 제기는 발행사가 약속을 이행했다는 사실만으로는 거래소가 상장을 결정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SEC가 사후에 다른 판단을 내놓을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세이프하버가 아직 제안 단계라는 점도 이 논의의 전제다.

볼트12가 제안한 60일 이의 제기 방식이 반영될지는 SEC의 후속 결정에 달려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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