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금융시장 통합 촉구한 나겔, DLT·토큰화 과제 제시

| 김하린 기자

요아힘 나겔(Joachim Nagel) 독일연방은행(Deutsche Bundesbank) 총재는 “유럽 은행 부문은 회복력을 갖췄지만 구조적 비효율이 성과를 제약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축을 생산적 투자로 연결하는 ‘저축·투자 연합(SIU)’과 분산원장기술(DLT)·토큰화 촉진을 금융시장 통합 과제로 제시했다.

나겔 총재는 10월 21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국제은행포럼 창립 40주년 행사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자본시장은 깊고 유동적이지만 유럽의 은행·자본시장은 국가별로 나뉘어 있다고 진단했다. 복잡하거나 서로 충돌하는 규정도 자본의 효율적 배분과 규모의 경제를 가로막는다고 지적했다. 규제 완화로 은행 자본을 빠르게 풀기보다 금융시스템의 장기 성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연방은행 연설문

SIU는 유럽의 저축을 생산적 투자로 연결하고 은행시장과 자본시장을 함께 통합하려는 구상이다. 나겔 총재가 제시한 과제는 △증권화 시장 정비 △거래·청산·결제 인프라의 분절 완화 △DLT와 토큰화 촉진 △벤처·성장자본 시장 확대 △자본시장 감독 조화 △은행 감독 간소화다. 증권화는 대출 같은 자산을 묶어 거래 가능한 증권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가상자산 감독 논의는 연설과 별도로 진행 중이다. EU 이사회는 10월 9일 시장통합·감독 패키지의 협상 입장에 관한 핵심 사항에 합의했다. 이사회안은 가장 중요하고 국경을 넘어 활동하는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CASP)를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의 직접 감독 대상으로 삼고, DLT 실험 제도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협상안으로 최종 법률은 아니다. EU 이사회 발표

국경 간 가상자산 사업자의 활동과 국가별 감독 분절 문제는 앞선 보도에서도 다뤘다. 나겔 총재의 연설은 DLT와 토큰화를 금융시장 현대화 과제로 제시했지만, 가상자산이나 스테이블코인 규칙을 직접 다루지는 않았다.

유럽 은행의 경쟁력 평가는 조사 시점과 대상에 따라 차이가 있다.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 요청으로 작성된 2025년 4월 분석은 유럽 은행의 수익성과 시장가치가 미국 은행보다 대체로 낮다고 평가했다. 2023년 실적 개선에는 우호적인 금리 환경이 작용했다고 봤으며, 사업모델·회계·규제·거시환경 차이를 고려해 단순 비교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의회 분석

유로시스템은 2026년 4월 답변에서 유로지역 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25년 3분기 9.5%였고, 미국 은행과의 수익성 격차는 약 2%포인트로 좁혀졌지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유로지역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은 1.5배에 가까워졌다. 유로시스템은 경쟁력 개혁을 지지하면서도 금융안정과 은행의 회복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로시스템 답변

유럽은행연합회(EBF)는 DLT 실험 제도 개선을 환영하면서도 활동 한도와 ESMA·국가 감독기관 간 권한 배분, 감독 비용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사업자 직접 감독에는 비용·편익 분석과 감독기관 간 역할 구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럽은행연합회 의견서

EU 이사회와 유럽의회는 10월 21일 증권화 제도 개정에 잠정 합의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이 합의에 기술적 문안 확정과 양 기관의 공식 승인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나겔 총재는 10월 21일 연설에서 집행위원회가 2027년 1분기 유럽 은행 체계 개정 입법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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