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채굴기 수출, 밀수죄 근거 판단에 제44조 검토

| 이도현 기자

중국에서 가상자산 채굴기를 수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수출 금지품 밀수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법률 분석이 나왔다. 채굴 활동에 대한 규제와 장비의 국외 반출 규정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샤오스웨이(Shao Shiwei) 변호사는 법률 분석 글에서 “명확한 수출 금지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채굴기는 국가가 수출을 금지한 화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내 채굴 제한을 채굴기 수출 금지로 곧바로 확대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논점은 채굴 활동과 장비를 국외로 반출하는 일이 서로 다른 행위라는 데 있다. 중국 내에서 채굴이나 장비 판매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수출 금지 품목으로 지정됐다고 볼 수 있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한다.

중국 순환경제촉진법 제18조는 퇴출 목록에 오른 설비·재료·제품의 생산·수입·판매를 금지하고, 목록에 오른 기술·공정·설비·재료의 사용도 금지한다. 조문에는 ‘수출’이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같은 법 제44조는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가 많고 오염이 심한 제품의 수출 제한을 규정한다. 샤오스웨이는 제18조와 2026년 통지에 채굴기 수출 금지가 명시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채굴기가 제44조에 해당하는지와 구체적인 제한 여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중국 인민은행 등 8개 부처가 2026년 2월 발표한 통지는 기존 가상자산 채굴 사업을 정리하고 신규 사업을 금지하며, 채굴기 생산업체가 중국 내에서 채굴기 판매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금지했다. 그러나 통지는 채굴기를 수출 금지 품목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중국 형법 제151조 제3항은 국가가 수출입을 금지한 화물·물품의 밀수를 처벌한다. 샤오스웨이는 채굴기가 수출 금지 화물이라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이 조항을 적용할 규범적 토대도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법률 분석이며, 모든 채굴기 수출 거래가 적법하다는 판정은 아니다.

샤오스웨이는 공개된 세관 행정처분 문서를 검색한 결과, 채굴기 수출을 ‘수출 금지 화물 밀수’로 판단한 처분은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확인한 처분은 채굴기 수입 금지나 수입 고체폐기물과 관련된 사례였다고 밝혔다.

수출 관련 처분으로 확인한 사안은 신고 내용 불일치나 위생검역 미신고였다. 이는 채굴기 자체가 수출 금지품인지와는 별개로 세관 신고와 검역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수출 금지품 밀수죄의 적용 근거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수출 거래 전반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물품 분류와 신고 내용, 세금 및 검역 의무는 각각 확인해야 한다.

샤오스웨이는 가격을 낮춰 신고하거나 품명·무역 방식을 허위로 신고하면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고, 세금 포탈액이 형사 기준에 이르면 밀수 일반화물죄가 문제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형법 제153조는 제151조 등에서 정한 품목 이외의 화물·물품을 밀수해 납부할 세금을 일정 규모 이상 포탈하거나, 일정 기간 안에 밀수로 행정처분을 받고 다시 밀수한 경우 등을 처벌 대상으로 둔다. 적용 여부는 세금 포탈 규모와 행위 등 법정 요건에 따라 달라진다.

중고 채굴기를 수출할 때는 검역 신고도 별도 쟁점이다. 샤오스웨이는 공개된 처분 사례 가운데 위생검역을 신고하지 않은 수출 건이 있었다며, 장비의 상태와 신고 의무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비가 도착한 뒤에는 목적지의 수입·보유·채굴 규정이 적용된다. 중국에서 수출 통관을 마쳤더라도 목적지에서 반입이나 사용이 허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앙골라의 2024년 법률 3/24는 채굴에 쓰이거나 쓰일 예정인 컴퓨터·통신 장비와 기반시설을 보유하면 징역 1~5년, 실제 채굴하면 징역 3~12년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장비는 압수될 수 있고 유죄 판결이 나면 몰수 대상이 된다.

중고 장비는 목적지에서 재사용 가능한 설비가 아니라 전자폐기물이나 고형폐기물로 분류될 가능성도 있다. 샤오스웨이는 이 경우 반송·몰수·벌금이나 형사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굴기 수출 거래에서는 중국의 수출 규정과 신고·세금·검역 의무를 확인하고, 목적지의 수입·보유·채굴 규정도 별도로 살펴야 한다. 국내로 반입하는 경우에도 중국 측 수출 판단과 국내 규정은 구분해 검토해야 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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