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 DAO 핵심 대리인 ACI, 계약 연장 거부…거버넌스 갈등 격화

| 서도윤 기자

에이브(AAVE) 생태계 핵심 거버넌스 대리인으로 꼽혀온 ‘에이브 챈 이니셔티브(ACI)’가 에이브 DAO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수개월 내 프로토콜을 떠나기로 했다. 그동안 거버넌스 안건의 상당수를 주도해온 조직이 공식적으로 이탈을 선언하면서, 에이브 DAO 내부의 ‘거버넌스 갈등’이 한 단계 격화하는 모습이다.

ACI 설립자 마크 젤러(Marc Zeller)는 3일(현지시간) 거버넌스 포럼 게시글을 통해 ACI가 에이브 DAO와의 협업을 종료하고, 향후 4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운영을 축소(wind-down)하겠다고 밝혔다. ACI는 이 기간 거버넌스 인프라와 각종 운영 책임을 DAO 자체 또는 후속 팀으로 넘기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젤러는 “ACI는 에이브를 위해 만들어졌다. 에이브 생태계 안에 미래가 없다면 그 이름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거버넌스 절차에서 ‘투명성’과 ‘책임’ 기준이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ACI는 그간 성과로 ▲전체 거버넌스 액션의 61% 추진 ▲프로토콜 수익의 약 절반을 만들어낸 수익 전략 설계 ▲3년 간 1억달러(약 1486억1000만원, 원·달러 환율 1달러=1486.10원 기준) 이상의 인센티브 집행 등을 제시했다. DAO 운영의 ‘실무 엔진’ 역할을 자임해온 셈이다.

거버넌스 ‘책임성’ 충돌…최대 예산안 둘러싼 불신

젤러는 ACI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어려웠던 직접적 계기로, DAO 역사상 ‘최대 규모 예산 요청’에 동일한 검증 잣대를 적용하려 했을 때 시스템이 멈췄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3년 동안 에이브 DAO 안에서 책임의 문화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DAO 역사상 최대 예산을 요청한 주체에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자, 그 순간 시스템이 작동을 멈췄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글에서 그는 ‘Aave Will Win’이라는 템프 체크(사전 의견 수렴) 투표가 다수 토큰 보유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에이브 랩스(Aave Labs)와 연계된 투표 파워 덕분에 초기 관문을 통과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독립 대리인(델리게이트)과 핵심 기여자(코어 컨트리뷰터) 사이의 힘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맥락이다.

이번 이탈은 단순한 계약 종료가 아니라, 에이브 DAO가 최근 이어온 수익 배분 방식, 서비스 제공자 역할, 의사결정 권한 구조를 둘러싼 논쟁의 연장선에 있다. 특히 주요 기여자인 BGD 랩스(BGD Labs)도 거버넌스 마찰을 이유로 2026년 4월까지 떠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에이브 DAO 전반의 운영 체계가 재점검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4개월 ‘인수인계’…GHO 수익 스트림도 정리 추진

ACI는 떠나더라도 “매끄러운 전환(graceful transition)”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거버넌스 운영 인프라, 인센티브 프로그램 관련 문서, 진행 중인 각종 커밋먼트(약속된 업무)를 DAO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한다.

아울러 ACI는 기존에 받던 GHO 관련 수익 스트림을 취소하고, 남아 있는 베스팅(지급 예정 물량)을 DAO 트레저리로 이관하는 거버넌스 제안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직이 빠진 뒤에도 운영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재원을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에이브(AAVE) 향후 과제…탈중앙·감시체계 재설계 압박

에이브 DAO에서 영향력이 컸던 델리게이트의 이탈은 흔치 않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거버넌스 툴링, 인센티브 설계, 전략 수립에 깊이 관여해온 주체가 빠져나가면, DAO는 누가 어떤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의사결정을 검증할지 다시 세워야 한다.

향후 대형 제안과 기술 업그레이드가 예고된 상황에서 ACI의 철수는 ‘탈중앙화’와 ‘책임성’이라는 거버넌스 원칙을 실제 운영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질문을 더 날카롭게 만들고 있다. 에이브 DAO가 권력 균형과 감독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하지 못할 경우, 이번 갈등은 단발성 이슈를 넘어 반복되는 구조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거버넌스 리스크, ‘가격’이 아니라 ‘구조’에서 터진다… 토큰포스트 아카데미에서

ACI 이탈 사태가 보여주듯, 디파이의 핵심 리스크는 스마트컨트랙트만이 아닙니다.

어떤 안건이 누구의 투표 파워로 통과되는지, 예산 집행은 어떤 기준으로 검증되는지, 수익 스트림과 트레저리(DAO 금고)는 어떻게 관리되는지—이 ‘거버넌스 구조’가 흔들리는 순간 프로토콜의 프리미엄도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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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누가 떠났는가’보다 프로토콜이 어떤 구조로 운영되고, 어떤 감시체계를 갖췄는가를 읽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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