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개발자들이 ‘양자 컴퓨터’ 위협에 대응해 최대 800만 개 코인을 동결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사토시 나카모토의 물량은 보호할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번 논쟁은 비트코인의 ‘양자 보안’과 네트워크 구조를 둘러싼 근본적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카르다노 창립자 찰스 호스킨슨(Charles Hoskinson)은 16일 유튜브를 통해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들의 제안인 BIP-361이 구조적으로 초기 코인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 170만 BTC는 해당 방식으로 복구 자체가 불가능하며, 이 중 약 110만 BTC는 사토시 물량”이라며 “기술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의 핵심은 초기 비트코인 지갑 구조에 있다. 2013년 이전 생성된 주소는 BIP-39 시드 문구 방식이 아닌 ‘키 풀(key pool)’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제로 지식 증명’을 활용한 복구 방식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호스킨슨은 또 BIP-361이 ‘소프트포크’로 소개된 점도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제안은 양자 공격에 취약한 주소를 단계적으로 무효화하는 구조로, 기존 서명 체계를 사실상 폐기해야 한다. 그는 “이건 명백히 하드포크”라며 “소프트포크라는 설명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소프트포크는 기존 규칙을 유지하면서 제한을 추가하는 방식이지만, 하드포크는 규칙 자체를 바꿔 네트워크 분리를 초래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하드포크에 극도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BIP-361 공동 제안자인 제이미슨 롭(Jameson Lopp) 역시 이 방안을 확정된 설계가 아닌 ‘비상 계획’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는 “약 560만 BTC에 달하는 장기 휴면 코인이 양자 공격으로 시장에 풀리는 것보다는 동결이 낫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안이 그대로 도입될 경우, 초기 코인을 포함한 일부 물량은 영구적으로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 특히 사토시 지갑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접근 권한을 증명할 수 없어 재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호스킨슨은 기술적 문제를 넘어 ‘거버넌스 부재’를 더 큰 리스크로 지목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온체인 의사결정 구조가 없어 이런 중대한 선택을 공식 절차 없이 개발자와 커뮤니티 압력으로 결정한다”고 비판했다.
양자 컴퓨터라는 미래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보안 강화와 자산 권리 보호 사이의 충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기술 업데이트를 넘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철학과 한계를 동시에 시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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