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 속도를 높이면서도 데이터 통제권과 운영 유연성을 놓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픈소스 인프라가 ‘디지털 주권’을 지키는 핵심 기반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수세(SUSE)는 최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수세콘 2026’에서, 기업들이 단일 클라우드와 특정 벤더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서도 기존 IT 자산을 버리지 않고 AI 전환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크-페터 판 레이우언 최고경영자(CEO)는 실리콘앵글 산하 더큐브(theCUBE)와의 인터뷰에서 “복잡한 환경을 단순화하면서도, 기존 투자 자산을 모두 폐기하지 않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AI 투자 확대가 기존 인프라 효율화와 함께 가야 한다고 짚었다. 이미 수년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시스템의 총소유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절감한 예산을 AI에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IT 예산 재배분과 운영 전략 전환의 문제라는 의미다.
수세가 내세운 핵심 화두는 ‘디지털 주권’이다. 기업들이 거대언어모델(LLM)을 비롯한 AI 서비스를 도입할 때 가장 민감하게 보는 지점이 바로 자사 데이터와 지식재산권(IP)의 외부 유출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내부 문서, 고객 정보, 연구개발 데이터처럼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정보가 AI 모델 학습이나 응답 과정에서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30년까지 75%가 넘는 기업이 디지털 주권 전략을 갖추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에는 데이터 보안과 주권이 후순위 검토 사항이었다면, 이제는 AI 도입을 결정하기 전에 먼저 점검해야 할 필수 조건이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판 레이우언 CEO도 “모델이 학습하는 정보가 지식재산이라면, 그 자산이 대형 언어모델을 통해 외부로 나가선 안 된다”며 “데이터 주권과 데이터 보안은 대기업의 AI 도입 논의에서 가장 앞선 의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는 원래 유연성을 약속한 기술이었다. 하지만 실제 기업 환경에서는 특정 클라우드 사업자나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한 종속이 심화하면서 오히려 선택지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게 수세의 진단이다. 가격 협상력이 약해지고, 혁신 속도가 둔화해도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수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5개 경로 회복탄력성 전략’을 제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디지털 주권, 운영 효율성, 클라우드 이식성, 엣지 컴퓨팅, AI 도입 등 다섯 축으로 구성된다. 기업의 기술 성숙도에 따라 어느 지점에서든 도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중요한 기술 축은 쿠버네티스 기반의 이식성이다. 애플리케이션과 워크로드를 한 번 개발한 뒤 여러 클라우드나 온프레미스 환경에 옮겨 배치할 수 있게 해, 특정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핵심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으려는 대기업일수록 온프레미스나 하이브리드 구조를 선호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세는 기업 AI 전략의 핵심을 ‘안정적인 코어’에 두고 있다. GPU와 서버, 네트워크 등 인프라 투자가 집중되는 기반 영역은 흔들리지 않게 유지하고, 그 위에서 AI 혁신을 빠르게 흡수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판 레이우언 CEO는 “계속해서 뜯어고치고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안정적 플랫폼 위에서 지속적으로 쏟아지는 AI 혁신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메시지는 최근 기업 시장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생성형 AI 도입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화려한 모델 성능보다, 데이터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가 실제 도입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인프라는 이 지점에서 비용 효율성과 기술 유연성, 디지털 주권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결국 기업들의 AI 전환은 단순히 최신 모델을 붙이는 경쟁이 아니라, 자사 데이터와 시스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지키면서 혁신을 흡수하느냐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 수세의 전략은 그 중심에 오픈소스 인프라를 놓고 있으며, 향후 기업 IT 시장에서도 ‘통제 가능한 AI’가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TP AI 유의사항 TokenPost.ai 기반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기사를 요약했습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이 제외되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