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아트, 시리즈A 1억4000만달러로 확대…‘동적 멀티코어’로 1000큐비트 노린다

| 강수빈 기자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퀀텀 아트가 투자 열기를 바탕으로 시리즈A 자금 조달 규모를 1억4000만달러까지 늘렸다. 원화 기준으로는 약 2062억600만원 규모다. 회사가 내세운 핵심은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확장성’을 풀 수 있는 멀티코어 구조다.

퀀텀 아트는 28일 계산 처리량 향상에 초점을 맞춘 자사 양자컴퓨팅 기술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면서 시리즈A 라운드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베드퍼드 릿지 캐피털 주도로 1억달러를 유치했으며, 이번 연장 라운드에는 허드슨 베이 캐피털, 포알림 에쿼티, LIP 벤처스, 울버린 글로벌 벤처스, IDA 벤처스가 새로 합류했다.

양자컴퓨터 업계는 오랫동안 ‘적은 수의 큐비트’로는 성능을 입증해 왔지만, 큐비트 수를 늘리는 순간 잡음과 오류율, 배선 복잡도가 함께 치솟는 문제에 부딪혀 왔다. 큐비트는 기존 컴퓨터의 비트에 해당하는 양자 정보 단위다. 이 수가 늘수록 이론상 계산 능력은 커지지만, 실제로는 시스템 안정성이 떨어져 현실 문제를 푸는 데 한계가 생긴다.

퀀텀 아트는 이 문제를 ‘트랩트 이온’ 방식으로 풀고 있다. 전자기장 안에 띄운 개별 원자를 큐비트로 쓰는 구조로, 아이온큐($IONQ) 등이 대표적으로 개발해 온 분야다. 이 방식은 일반적으로 높은 충실도와 긴 코히런스 타임, 즉 양자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 역시 이온 수를 크게 늘리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었다.

문제는 하나의 ‘트랩’ 안에 수천 개 이상 이온을 밀어 넣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온 하나하나를 제어하는 레이저 시스템이 지나치게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가 실험실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용 시스템으로 넘어가지 못한 배경에도 이런 구조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고정형 대신 ‘동적 멀티코어’ 구조 제시

퀀텀 아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퍼스펙티브’라는 새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트랩트 이온 기반 장비가 고정된 배열에서 인접한 큐비트끼리만 상호작용하는 구조였다면, 퍼스펙티브는 긴 이온 사슬을 여러 개의 독립 코어로 나누고 이를 마이크로초 단위로 이동시키는 ‘동적 재구성’ 방식을 쓴다.

이 구조에서는 같은 사슬 위 임의의 큐비트가 다른 큐비트와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다. 덕분에 하나의 알고리즘을 여러 큐비트가 병렬로 나눠 처리하거나, 여러 알고리즘을 동시에 돌리는 것도 더 수월해진다. 회사 측은 이런 방식이 잡음과 디코히런스, 즉 양자 상태 붕괴 문제를 줄이면서도 1000큐비트 이상으로 확장하는 데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퀀텀 아트는 개별 이온을 제어하는 광학 기술도 함께 손보고 있다. 집적 광학과 자동 광 전달 시스템을 개발해 장비 부피를 줄이면서 정밀도는 높인다는 구상이다. 양자컴퓨터가 성능뿐 아니라 하드웨어 집적도와 운영 효율까지 확보해야 상용화에 가까워진다는 점을 감안한 접근으로 읽힌다.

탈 데이비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 유치가 자사의 양자컴퓨터 확장 역량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자금은 1000큐비트 멀티코어 시스템인 퍼스펙티브 개발을 가속하고, 아키텍처를 떠받치는 핵심 기술을 강화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 서비스로 상용화도 병행

퀀텀 아트는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퀀텀 애즈 어 서비스’ 플랫폼 출시도 추진하고 있다. 기업과 연구기관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초기 양자 시스템을 시험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우선 시뮬레이터로 알고리즘을 검증한 뒤, 이후 실제 트랩트 이온 하드웨어로 작업을 옮기는 단계적 모델을 활용하게 된다.

이는 양자컴퓨팅 시장의 현재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아직 완전한 범용 상용 시스템이 자리 잡지 않은 만큼, 업계는 클라우드 접근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초기 수요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퀀텀 아트 역시 계산 처리량과 확장성을 앞세워 연구용 수요를 기업용 시장으로 연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에타이 크라머 포알림 에쿼티 매니징 디렉터는 퀀텀 아트가 성능 저하 없이 양자컴퓨터를 확장하는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에 대해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회사의 접근 방식과 현재까지의 실행 속도가 이스라엘의 양자 생태계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확대는 양자컴퓨팅 시장에서 단순한 연구 성과보다 ‘확장 가능한 구조’와 ‘상용화 경로’가 더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퀀텀 아트가 실제로 1000큐비트 시스템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다면, 양자컴퓨터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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