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닷컴과 펜스케 로지스틱스가 각각 새로운 공급망 서비스를 내놓으며 기업 고객 공략에 나섰다. 비용 부담과 운영 복잡성이 커진 물류 시장에서 ‘속도’와 ‘가시성’을 앞세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아마존닷컴은 기업들이 자사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아마존 공급망 서비스’를 공개했다. 원자재 운송부터 보관, 주문 처리, 최종 배송까지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다. 펜스케 로지스틱스는 실시간으로 창고와 화물 이동을 추적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 ‘서플라이 체인 인사이트’를 출시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신규 상품 출시를 넘어 공급망 운영 자체를 ‘서비스화’하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기업들이 직접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외부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새 서비스가 화물 운송, 유통, 주문 이행, 소화물 배송까지 포함하는 ‘풀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이 아마존의 물류 역량을 제3자 서비스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피터 라르센 아마존 공급망 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아마존은 수십 년간 검증된 공급망의 인프라와 지능, 규모를 외부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했던 역할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내부 운영 효율화를 위해 만든 시스템을 외부 사업으로 확장해온 전례가 있다. AWS 역시 처음에는 복잡한 내부 IT 인프라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출발했고, 이후 다른 기업에 제공되는 핵심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번에는 그 방식이 디지털 인프라가 아닌 ‘실물 물류’ 영역으로 확장된 셈이다.
고객사는 필요한 수준에 따라 유연하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3M은 유통용 제품 운송에 아마존 화물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고, 랜즈엔드는 여러 판매 채널의 주문을 통합 재고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프록터앤드갬블(P&G)은 원자재를 물류센터로 보내는 데 해당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라르센은 “아마존 고객을 위해 구축한 비용 효율성, 신뢰성, 속도를 다른 기업에도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펜스케 로지스틱스가 선보인 ‘서플라이 체인 인사이트’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인프라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공급망 전반의 운영 데이터를 한눈에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운송, 적재, 주문, 재고 정보를 전국과 지역, 창고 단위로 통합해 역할별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프 잭슨 펜스케 로지스틱스 사장은 “이번 플랫폼 출시와 고도화의 목표는 고객이 공급망 성과를 더 빠르게 끌어올리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여러 벤더와 개별 시스템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연결해 하나의 화면으로 보여준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주문 이동 흐름과 창고 운영 상태를 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펜스케는 앞으로 다른 시스템과의 연동을 확대하고, AI 기능도 계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플랫폼은 단순히 ‘화물이 어디 있나’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공급망이 실제로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도 기반 인터페이스와 함께 85개 이상의 사전 구축 및 맞춤형 지표를 제공해 병목 구간이나 지연 주문, 과부하 창고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여기에 내장된 AI 채팅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관련 데이터를 바로 불러오는 방식이다. 복잡한 대시보드나 분석 보고서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운영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펜스케가 공개한 2025년 물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체 물류 비용은 2조5800억달러로 집계됐다. 원화로는 약 3808조원 규모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8.8%에 해당한다.
2024년 들어 일부 물류 영역은 팬데믹 이전 패턴으로 돌아왔지만, 전반적으로는 물동량 정체와 트럭 공급 과잉, 운영비 상승이 이어졌다고 펜스케는 진단했다. 규제 이슈와 관세, 연료비 상승도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환경은 기업들이 제3자 물류업체에 더 많이 의존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지연과 고객 불만도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마이크 메데이로스 펜스케 운영 담당 수석부사장은 “고객들은 점점 더 높은 수준의 가시성과 더 유연한 운영 방식를 원하고 있다”며 “모든 운영 구조가 같은 방식으로 돌아가지는 않기 때문에 데이터 활용도 이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존과 펜스케의 이번 발표는 공급망 시장의 경쟁 축이 단순 운송에서 ‘통합 운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은 이를 외부 서비스로 확장하고, 전문 물류 기업은 AI와 데이터 분석으로 차별화하는 구도다. 결국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더 낮은 비용보다 ‘더 잘 보이고,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공급망’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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