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피지컬 AI’ 기술로 건설 작업 자동화를 추진하는 엑스패너(Xpanner)가 시리즈B 브리지 라운드에서 1800만달러를 조달했다. 원화 기준 약 268억5960만원 규모다. 기존 건설장비를 교체하지 않고 자동화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부각됐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주도했고, KB인베스트먼트도 참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페스프링스에 본사를 둔 엑스패너의 누적 투자금은 2020년 설립 이후 3800만달러, 약 567억3600만원으로 늘었다.
엑스패너는 고객이 이미 보유한 건설장비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덧붙여 자동화 설비로 전환하는 사업 모델을 운영한다. 대표 제품인 ‘X1 키트’는 기존 장비를 개조해 자율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고객은 파일링, 자재 운반, 트렌칭, 정지 작업 등 용도별 자동화 라이선스를 구독형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앙리 리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장비를 새로 사들이거나 기존 설비를 전면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마트폰이 앱 업데이트로 기능을 넓히듯, 건설장비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자동화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면서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엑스패너는 한국에서 출발한 뒤 2023년 미국으로 본사를 옮겼다. 현재 모텐슨, 블랙앤비치, 큐셀즈 등이 고객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동창업진 역시 중장비와 자동화 산업 경험이 두텁다. 앙리 리 CEO는 밥캣과 현대인프라코어에서 약 20년간 일하며 무인 건설 프로젝트와 기업형 벤처 투자를 이끌었다. 라이언 박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밥캣과 국내 대형 상업은행 계열 벤처투자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고, 데이비드 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볼보건설기계에서 20년간 로보틱스와 자동화를 맡았다.
회사는 실적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라이언 박 CFO에 따르면 엑스패너 매출은 2023년 300만달러에서 2024년 700만달러, 2025년 2100만달러로 증가했다. 각각 원화로 약 44억7660만원, 104억4540만원, 313억3620만원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800만달러, 약 119억3760만원이었고, 이자 및 법인세 차감 전 이익(EBIT)은 100만달러, 약 14억9220만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올해 말 반복매출(ARR) 6000만달러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원화로는 약 895억3200만원이다. 구독형 자동화 서비스(AaaS) 모델 덕분에 매출총이익률은 80%를 웃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25년에는 월간 손익분기점을 달성했고, 올해는 연간 기준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수익성은 하드웨어를 한 번 설치한 뒤 추가 구독료와 서비스 매출이 낮은 한계비용으로 따라붙는 구조와 연결된다. 특히 일부 고객이 아직 일회성 모듈 판매 모델을 사용하고 있지만, 회사는 올해 안에 대부분을 구독형 모델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사들은 엑스패너의 ‘상업화 속도’와 수익 구조를 높게 평가했다. 박상준 한국투자파트너스 전무는 회사의 강한 매출총이익률과 사실상 0%에 가까운 이탈률, 빠른 계정 확대 흐름이 시범사업 수준을 넘어선 실제 수요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기호 KB인베스트먼트 디렉터는 건설 자동화 기업 다수가 장비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화하려다 확장성 한계에 부딪힌다고 짚었다. 반면 엑스패너는 작업 단위별 접근 방식을 택해 하드웨어 재설계보다 소프트웨어 확장으로 매출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고객사 내부에서 추가 지출 비중을 늘리면서도 비용 증가를 크게 억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평가는 엑스패너가 단순한 로봇 장비 업체가 아니라, ‘하드웨어 중심 시장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형 비즈니스’에 가깝다는 점을 시사한다. 건설 산업처럼 보수적인 시장에서 이런 구조가 자리 잡으면, 반복 매출과 높은 마진을 동시에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엑스패너는 최근 투자금이 몰리는 두 흐름의 교차점에 서 있다. 하나는 로봇, 자동화 하드웨어, 현실 세계 적용형 AI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분야이고, 다른 하나는 부동산·건설 기술 분야다. 크런치베이스 데이터에 따르면 피지컬 AI 스타트업은 올해 전 세계 벤처 투자로 370억달러 이상을 유치해, 2025년과 2021년에 기록한 연간 최고치 21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부동산·프롭테크 투자도 지난해 AI 중심 기업 자금 유입에 힘입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의 인력난과 비용 압박, 프로젝트 지연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동화 솔루션은 투자자와 현장 수요를 동시에 끌어들이고 있다.
엑스패너는 이번 자금을 차세대 피지컬 AI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 고도화, 핵심 부품 엔지니어링 강화, 데이터 및 AI 인프라 확충에 투입할 예정이다. 동시에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와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인접 시장으로도 사업을 넓히고 있다.
결국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장비 교체 없는 건설 자동화’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느냐다. 엑스패너가 제시한 높은 마진과 구독형 모델이 실제로 유지된다면, 건설 자동화 시장에서 드문 수익형 성장 사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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