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AI 투자 부담에 신용등급 강등…재무 안정성 위기

| 토큰포스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오라클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리면서,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회사의 재무 안정성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공식화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9일 오라클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BBB-’는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로, 그 아래부터는 이른바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기업은 자금을 빌릴 때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는 시장이 해당 기업의 상환 능력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조정의 핵심 배경은 오라클의 사업 구조 변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오라클의 인공지능 인프라 사업이 빠르게 커지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던 소프트웨어 중심 사업 구조를 희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공지능 사업 확대에 필요한 투자 규모와 그 투자가 회사 전체 신용도에 미칠 영향을 기존에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비교적 예측 가능한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벗어나 대규모 설비와 자금이 필요한 인공지능 인프라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재무 부담이 예상보다 커졌다는 의미다.

이 같은 평가는 채권시장에서도 곧바로 반영됐다. 오라클의 2036년 만기 채권에 붙는 스프레드, 즉 같은 만기의 안전자산보다 추가로 얹어줘야 하는 가산금리는 8일 1.75%포인트에서 9일 1.84%포인트로 올랐다. 스프레드 상승은 투자자들이 오라클 채권을 보유하는 데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했다는 뜻으로, 등급 하향이 조달 비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데이터센터, 반도체, 서버, 클라우드 설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다만 이런 투자 확대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대신 단기적으로는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 오라클의 사례는 인공지능 기대감이 크더라도, 신용평가 시장은 실제 투자 부담과 재무 체력의 균형을 더 엄격하게 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다른 기술기업들에도 비슷한 잣대가 적용되면서, 인공지능 투자 속도와 재무 건전성 사이의 균형이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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