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상장 청탁' 의혹...이상준 빗썸 대표·프로골퍼 안성현 불구속 기소

검찰이 '가상자산 상장 청탁' 의혹을 받는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와 프로골퍼 안성현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8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채희만)는 가상자산 상장 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이 대표와 공범 안씨를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2021년 9월~11월 코인 2종에 대한 상장 청탁 명목으로 현금 30억원, 시가 4억원의 명품 시계 2개, 1150만원 상당의 회원제 레스토랑 멤버십 혜택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1월~3월에도 코인을 신속히 상장시켜달라는 청탁을 받고 강씨로부터 시가 30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 고급 의류 등 4400만원 상당의 명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는 지난해 1월 개인적인 사용을 목적으로 "이 대표가 상장 청탁 대금 20억원을 빨리 달라고 한다"고 강씨를 속여 20억원을 편취, 특경법위반(사기) 혐의도 제기됐다.

검찰은 "안씨가 이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여 범행에 가담, 청탁과 금품을 전달하는 '상장 브로커'로 역할했으며, 그 과정에서 상장 청탁을 빌미로 강씨로부터 거액을 편취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 같은 자금으로 수억원짜리 국내외 유명 작가의 미술품을 사들여 안씨 주거지 창고에 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청탁을 받은 코인은 연계사업이 없거나 실체가 불분명해 정상 상장되기 어려운 부실 코인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지난 1일 법원이 방어권보장 필요, 주거일정 등의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사진 = 코인 상장 청탁 관련 피고인 / 검찰 보도자료

시세조종을 통한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이들에게 코인 상장을 청탁한 강종현씨와 코인 발행사 관계자 송모씨도 배임증재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은 청탁을 통해 코인을 빗썸에 상장시킨 후 자전거래로 거래량을 부풀려 가격을 조작하는 MM업자 통해 가격을 폭등시켜 투자자를 유인해 물량을 처분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고자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가상자산을 상장시켜야 할 거래소의 최고위급 임원이 상장에 개입하며 자신의 지위를 사적 이익 획득의 도구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국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상장 사실 자체로 검증됐다는 인식이 형성되기 때문에 거래소 운영진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검증된 자산을 상장할 임무가 있음에도 거액의 현금과 고가 시계 등을 수수해 거래 질서를 훼손하고 거래소의 신뢰도에 막대한 손상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조차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 없이 상장절차를 진행해왔고 상장 여부 결정권을 소수의 임직원들에게 과도하게 집중시킨 점이 상장비리의 근본 원인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전통 금융상품 시장에 비견할 정도로 급성장한 만큼 거래소 임직원에게 금융기관 임직원에 준하는 공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면서 "가상자산 관련 비리 역시 준하는 엄벌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들의 불법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피고인들이 취득한 범죄수익은 전액 추징하여 박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남부지검은 앞으로도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신뢰를 훼손하고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법과 반칙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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