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인프라에 2025~2032년 약 10조3000억달러(약 1경3977조원)를 투자하려면 2032년 연간 3조7000억달러(약 5021조원)의 매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AI 산업의 확정 매출 전망이 아니라 투자수익률과 영업현금흐름 마진을 전제로 산출한 필요 매출이다.
스테인 판 니우베르버그(Stijn Van Nieuwerburgh) 컬럼비아대학교 부동산학 교수는 브루킹스 페이퍼스 온 이코노믹 액티비티(BPEA) 보고서에서 미국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추산했다. 데이터센터 건물과 전력망, 네트워크 장비, 특수 반도체가 포함된 수치다. 브루킹스 보고서는 연평균 투자 규모가 미국 GDP의 3.63%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의 중심 시나리오는 2032년까지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용량 182.7GW가 추가로 가동되는 경우다. 보고서는 이 투자 규모가 철도·고속도로·전력화·통신망 구축 등 과거 대규모 투자 붐보다 경제 규모 대비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기준은 10%의 무차입 투자수익률과 50%의 영업현금흐름 마진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2032년 연간 매출 3조7000억달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GPU 가동률도 핵심 변수다. GPU를 100% 가동할 경우 설치된 GB300 GPU 1시간당 약 5.5달러의 매출이 필요하지만, 가동률이 80%로 낮아지면 청구 가능한 GPU 1시간당 약 6.9달러가 필요하다.
이는 데이터센터 투자에서 전력 확보뿐 아니라 실제 수요와 가동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필요한 GPU 시간당 매출이 현재 고성능 GPU 임대가격 범위와 크게 동떨어진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연간 합산 매출을 약 1000억달러(약 135조7000억원)로 놓고, 이를 2032년 3조7250억달러(약 5055조원)까지 늘리려면 연평균 약 80%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 역시 AI 산업 전체의 확정 전망이 아니라 투자·수익성 가정에 따른 필요 매출이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자본지출도 빠르게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AMZN), 메타($META), 알파벳($GOOGL), 오라클($ORCL)의 자본지출은 2020년 약 970억달러(약 13조1650억원)에서 2025년 4158억달러(약 56조4200억원)로 증가했다. 2026년에는 8005억달러(약 108조63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이들 기업의 자본지출이 2026년 합산 영업현금흐름을 처음으로 웃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투자는 기업의 직접 보유와 회사채 중심 구조에서 임대, 합작법인, 프로젝트 금융, 사모신용, 유동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자금조달 방식은 투자 재원을 늘릴 수 있지만, 자산 단위의 레버리지를 높이고 위험이 어느 투자자와 금융기관에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전력망 병목을 다룬 본지 보도에서도 투자 범위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전력 생산·송전망과 냉각 설비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소개됐다.
메타의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금융은 사례로 제시됐다. 약 2GW 규모 프로젝트에 약 300억달러(약 40조7100억원)가 투입되며, 합작법인 베이그넷은 270억달러(약 36조6400억원)의 외부 부채를 조달했다. 프로젝트 기준 부채 비율은 약 90%다.
보고서는 이 사례가 대형 기술기업의 재무제표상 레버리지와 기초 인프라 자산의 실제 레버리지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수목적법인과 프로젝트 금융을 활용하면 기업 단위의 차입 규모만으로는 전체 사업의 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보고서는 AI 인프라가 이미 과거 신용 붐과 유사한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했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다만 수요 둔화, GPU 기술의 빠른 노후화, 전력·송전망·인허가 지연, 소수 임차인 의존이 동시에 발생하면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대출기관, 인프라 투자자 사이에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 장비의 경제적 수명이 6년이 아니라 3년으로 짧아지면 필요한 연간 매출은 약 6조달러(약 8142조원)까지 높아질 수 있다. 결국 AI 데이터센터 투자의 경제성은 매출 성장률뿐 아니라 가동률, 자금조달 비용, GPU 잔존가치, 전력 인프라 확보 여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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