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금이 디파이(DeFi·탈중앙 금융) 대출 시장의 가격 충격 구간에서 청산 기능을 유지했지만, 실제 담보 활용 비중은 테더골드와 팍스골드 합산 시가총액의 1.5%에 그쳤다. 금 거래가 커지는 흐름과 별개로 대출 담보 채택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분석이다.
레드스톤(RedStone)은 보고서에서 1분기 토큰화 금 현물 거래량이 907억 달러(약 125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5,600달러(약 773만원)를 웃돌았다.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에서 담보로 쓰인 규모는 거래량에 비해 작았다. 레드스톤은 에이브(AAVE) v3와 Morpho에서 담보로 활용되는 테더골드(XAUT)와 팍스골드(PAXG) 규모를 약 6,300만 달러(약 869억원)로 집계했다. 이는 두 토큰의 합산 시가총액 42억 달러(약 5조8000억원)의 1.5% 수준이다.
시험대는 가격 충격 때 담보 청산이 정상 작동했는지였다. 레드스톤은 지난 3월 23일 에이브가 테더골드 관련 최대 규모 청산 물량을 중단 없이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금 가격은 직전 일주일 동안 10% 하락했고, 보고서는 이를 40여 년 만의 최악 주간 성과로 언급했다.
그레그 시어러(Greg Shearer) JP모건(JPMorgan) 귀금속 전략가는 해당 매도세를 “extremely brutal flush”라고 표현했다. 급격한 포지션 정리가 이어진 장세에서도 청산이 멈추지 않았다는 점은 토큰화 금이 디파이 담보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제시됐다.
다만 담보 자산으로서의 작동 가능성과 실제 채택은 별개다. 토큰화 금은 실물 금을 기반으로 블록체인에서 발행한 자산이다. 가격은 금과 연동되지만, 디파이 대출 담보로 쓰이려면 유동성, 가격 오라클, 청산 구조, 프로토콜 지원 범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레드스톤 보고서가 지적한 격차도 이 지점에 있다. 금 가격 상승과 거래량 확대에도 테더골드와 팍스골드 대부분은 단순 보유 또는 거래 목적에 머물렀다. 담보로 들어간 비중이 2%를 밑돈다는 점은 실물자산 토큰화(RWA)가 성장하더라도 디파이 안의 활용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토큰화 금은 더 넓은 RWA 시장의 한 축이다. RWA는 현실 자산의 권리나 가치를 블록체인 토큰으로 표현해 거래와 담보 활용을 돕는 방식으로, 본지는 앞서 RWA 프로젝트를 평가할 때 실제 담보 규모와 기존 금융 대비 효용을 따져야 한다는 쟁점을 전한 바 있다.
토큰터미널(Token Terminal) 자료에서는 6월 기준 토큰화 RWA 시장 규모가 430억 달러(약 59조원)를 넘어섰다. 코인게코(CoinGecko) 보고서는 ‘크립토 트래드파이’ 시장이 6월 기준 66억 달러(약 9조1000억원)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사례는 토큰화 금이 변동성 구간에서 디파이 담보로 작동한 사례를 남겼다. 다만 실제 담보 비중은 1.5%에 그친 만큼, 향후 활용 확대 여부는 유동성·오라클·프로토콜 지원 범위가 얼마나 넓어지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