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Citigroup·$C)가 2026년 중 미국에서 기관 고객 대상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를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첫 대상 자산으로는 비트코인(BTC)이 거론됐다.
씨티는 공식 인사이트 글에서 미국 내 규제 변화에 대응해 2026년 크립토 수탁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비스는 미국 시장을 우선 대상으로 하며, 출시 완료가 아니라 계획 단계로 제시됐다.
씨티의 디지털자산 전략은 씨티 통합 디지털자산 플랫폼(CIDAP)을 축으로 한다. CIDAP는 퍼블릭·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토큰화 자산의 발행, 이전, 수탁, 프로그래머빌리티를 지원하는 구조로 소개됐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BTC를 별도 실험 상품으로만 다루는 데 있지 않다. 씨티는 기존 수탁, 결제, 자산 서비스, 담보 이동 인프라에 디지털자산 기능을 붙이는 방향을 택했다.
씨티는 2026년 4월 공식 글에서 디지털자산 수탁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이 규제된 환경에서 크립토 자산, 토큰화 펀드, 디지털 채권을 보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탁은 기관 금융에서 자산을 대신 보관하고 이전, 결제, 보고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인프라다. 디지털자산 수탁에서는 지갑 관리, 접근 권한, 내부 통제, 규제 보고가 함께 맞물린다.
씨티는 이미 토큰화 증권 영역에서 수탁과 발행 기능을 결합한 서비스를 내놨다. 2026년 6월 11일 민간기업 지분을 기초로 한 디지털 디파지터리 영수증을 출시하면서, 씨티가 토큰화 예탁증서의 발행자이자 수탁자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는 디지털자산 수탁이 BTC 보관에 그치지 않고 토큰화 증권 인프라와 맞물려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상 기관 고객은 자산 보관만이 아니라 결제, 담보 이동, 회계 처리까지 한 흐름에서 요구하기 때문이다.
씨티의 수탁 자산 규모는 공식 자료 기준 약 24조 달러(약 3경3936조원) 수준이다. 디지털자산 수탁이 단순 파일럿보다 기존 대형 수탁 사업 위에 얹히는 구조라는 점이 주목되는 배경이다.
규제 환경도 은행권의 움직임을 뒷받침했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2025년 3월 7일 해석서에서 은행의 크립토 자산 수탁 활동이 허용 가능한 업무라고 재확인했다.
연방준비제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OCC는 2025년 7월 14일 공동성명에서 은행이 고객을 대신해 크립토 자산을 보관할 때 적용해야 할 위험관리 원칙을 제시했다. 은행이 디지털자산 보관 업무를 검토할 제도적 여지가 넓어진 셈이다.
경쟁 구도는 이미 형성됐다. BNY 멜론은 2022년 10월 미국에서 디지털자산 수탁 플랫폼을 가동했고, 선별 고객이 BTC와 이더리움(ETH)을 보관·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트스트리트도 2026년 1월 15일 토큰화 금융을 위한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출범시켰다. 본지도 앞서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디지털·토큰화 사업 확대를 전한 바 있다.
다만 대형은행의 속도는 같지 않다. 스콧 루카스(Scott Lucas) JPMorgan 글로벌 시장 디지털자산 책임자는 CNBC 인터뷰에서 크립토 거래에는 관여하되 직접 수탁은 현재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
씨티 안에서도 수탁 확대와 가격 전망은 별개 축이다. 씨티 리서치는 2026년 7월 1일 BTC와 ETH의 12개월 목표가를 낮추며 ETF 자금 유입 둔화와 미국 디지털자산 입법 지연을 이유로 들었다.
씨티 계획은 아직 정식 출범이 아니라 출시 추진 단계다. 서비스의 세부 보관 방식, 적용 자산 범위, 기술 파트너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현재 확인되는 일정은 2026년 중 미국 시장 출시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