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HYPE)의 2025년 10월 10일 청산 충격에서 강제 매도 상당 부분이 공개 오더북 밖으로 이동해 내부 가격 피드백을 낮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 결과는 하이퍼리퀴드 내부 시장에 한정된 것으로, 시장 전체 위험이 줄었다는 결론은 아니다.
라몬 마크 가르시아 세우마(Ramon Marc Garcia Seuma)는 2026년 8월 4일 공개한 arXiv 프리프린트에서 2025년 10월 폭락 당시 하이퍼리퀴드의 청산 연쇄를 분석했다. 논문은 사건 중 강제 매도의 88%가 발생 이후 30분 안에 몰렸고, 이 가운데 63%가 거래소 백스톱에 의해 오프북으로 흡수됐다고 밝혔다.
청산 피드백 비율은 약 0.1~0.2 범위로 측정됐다. 한 차례 강제 청산이 다시 추가 청산을 부르는 자기증폭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는 이 분석을 토대로 5억7600만 달러(약 8145억원) 규모 강제 매도가 공개 오더북 밖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금액과 논문의 ‘63%’ 수치는 분모가 달라 같은 의미로 놓고 읽기 어렵다.
논문의 핵심은 하이퍼리퀴드 내부에서는 백스톱이 청산 충격을 완충했다는 데 있다. 연구진도 교차 거래소 전염이나 시장 전체 효과는 검증 대상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하이퍼리퀴드 공식 문서는 계정 자산이 유지증거금 아래로 떨어지면 우선 오더북에 시장가 청산 주문을 보낸다고 설명한다. 오더북 청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계정 자산이 유지증거금의 3분의 2 아래로 내려가면 청산자 볼트가 백스톱 청산을 맡는다.
이 구조는 공개시장에 한꺼번에 매물이 쏟아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위험을 없애기보다 공개 오더북 밖의 다른 주체로 옮기는 방식에 가깝다.
백스톱의 중심에는 HLP가 있다. 하이퍼리퀴드 문서는 HLP를 청산 수행, 시장조성, 수수료 적립을 맡는 커뮤니티 소유 프로토콜 볼트로 설명한다.
청산 손익 흐름이 HLP와 연결되는 만큼 논점은 거래 엔진 안정성에 그치지 않는다. 공개 오더북의 충격을 누가 흡수했고, 그 비용과 수익이 어떻게 배분됐는지가 함께 따져야 할 대목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 반대편 분석도 나왔다. 타룬 치트라(Tarun Chitra)는 2026년 2월 개정된 arXiv 논문에서 하이퍼리퀴드의 생산 자동 디레버리징(ADL) 알고리즘이 필요한 수준보다 더 큰 수익 헤어컷을 냈다고 주장했다.
해당 논문은 2025년 10월 10일 12분 동안 ADL이 21억 달러(약 2조9694억원) 규모 포지션을 닫았고, 수익을 낸 트레이더의 초과 손실이 4500만~5170만 달러(약 636억~731억원) 범위였다고 분석했다. 백스톱이 시스템 충격을 줄였다는 해석과 별개로, 손익 배분의 공정성 논쟁이 남는 이유다.
후속 연구도 비슷한 문제를 짚었다. ‘Autodeleveraging as Online Learning’ 프리프린트는 하이퍼리퀴드 생산 ADL이 트레이더 이익을 최대 5170만 달러(약 731억원)까지 과도하게 줄였고,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초과분을 300만 달러(약 42억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시장 전체 충격도 컸다. 코인데스크 리서치(CoinDesk Research)는 2025년 10월 10일 전후 24시간 동안 암호화폐 레버리지 포지션 190억 달러(약 26조8660억원)가 청산됐고, 무기한선물 미결제약정이 43% 줄어 1230억 달러(약 173조9220억원)가 됐다고 정리했다.
하이퍼리퀴드의 미결제약정 감소율은 57%였다. 본지도 앞서 큰 포지션이 낮은 유동성과 맞물릴 때 청산 충격을 키울 수 있다는 논쟁을 다룬 바 있다.
이번 논문은 하이퍼리퀴드 내부에서 백스톱이 청산 피드백을 낮췄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동시에 ADL 연구들은 같은 사건을 두고 트레이더 손익 배분 문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하이퍼리퀴드의 2025년 10월 청산은 공개시장 충격을 줄인 장치와 비용을 다른 주체로 옮긴 장치라는 두 평가가 함께 붙는 사례로 남았다. 후속 검증은 하이퍼리퀴드 내부 완충 효과와 시장 전체 전염 효과를 분리해 보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