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와 전통 금융기관의 토큰화 진입이 본격화하면서 암호화폐 산업을 막기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하면 정부가 흐름을 되돌리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평가다.
10월 2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라울 팔 리얼비전 창업자는 "모든 것이 토큰화될 것"이라며 은행과 자산운용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쓰기 위해 들어오고 있어 암호화폐 시장의 확산세가 사실상 멈추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팔은 나스닥과 DTCC, 로빈후드뿐 아니라 전통 금융권이 자산 토큰화를 시작할수록 정부가 이를 중단시키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 로비는 매우 강력하다"며 일부 사안에 법적 명확성이 부족하더라도 대형 금융회사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어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클래리티법 처리 지연에 대해서는 SEC와 CFTC가 이튿날 새 지침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계속 진행해도 된다는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다. 팔은 "암호화폐는 클래리티법이 있든 없든 항상 괜찮았다"며 국가 부문의 압박에도 시장은 출범 이후 큰 폭으로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유동성이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이 나스닥, 금, 자기 자신 대비 과매도 상태였기 때문에 반등 여지는 있지만, 채권금리 상승과 강한 달러, 지정학적 불확실성 때문에 유동성이 충분히 흐르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팔은 투자자들이 가장 단순하게 볼 신호로 달러 흐름을 제시했다. 그는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 암호화폐가 추가 상승할 '청신호'를 받을 수 있다면서도 "아직 모든 것이 완전히 켜진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AI 투자 열풍이 암호화폐 시장의 자금을 흡수했다는 질문에는 AI 거품 붕괴보다 횡보가 더 나은 시나리오라고 답했다. AI가 붕괴한다면 시스템 전반에서 유동성이 빠져나간다는 뜻이어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고, AI가 쉬어 가면 남은 유동성이 다음 강세 자산인 암호화폐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동성을 단순한 한 가지 지표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7년에는 미국이 긴축에 가까운 환경이었지만 중국의 유동성 공급과 달러 약세가 글로벌 시장으로 번졌고, 현재는 중국 완화가 달러 부족 때문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미국 유동성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팔은 비트코인 가격 목표를 제시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가격 전망은 인터넷에서 잘라 퍼지며 틀렸을 때 공격받기 쉽고, 득보다 실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캐시에 대해서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상승 폭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캐시가 솔라나, 이더리움, 비트코인처럼 세대를 대표하는 장기 상승 자산인지, 아니면 주기적 강세 자산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캐시 강세 요인으로는 국가에 의한 자산 압류 우려를 꼽았다. 팔은 미국이 러시아를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하고 일부 자산을 동결했을 때 각국이 금 매입을 늘렸던 사례를 언급하며, 최악의 상황에서 국가가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프라이버시 성격의 암호화폐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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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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