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지표 부진이 비트코인에는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나쁜 경제 지표가 자산 가격에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시장 구조 자체는 비정상적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10월 2일(현지시간) 크립토 애널리스트 스콧 멜커는 9월 미국 고용 증가폭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보다 인하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고용지표가 자산에는 좋은 소식이 되는 거꾸로 된 세상에 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멜커는 미국 경제가 9월 2만9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 8만9000개를 크게 하회했고, 실업률은 예상치 4.1%보다 높은 4.2%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임금 상승률도 월간 0.1%, 연간 3%로 둔화됐으며 7월과 8월 고용 수치가 각각 하향 조정돼 기존 집계보다 총 6만 개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지표와 물가지표가 발표 뒤 수정되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시장이 실시간으로 반응한 수치가 나중에 바뀐다면 "시장은 애초에 그 뉴스에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긍정적일 수 있지만, 최근 흐름은 거시 환경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비트코인이 채권시장 약세와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에도 강세를 보였다며 "비트코인은 지금 중력을 거스르고, 확률을 거스르며, 거시 환경과 무관하게 비트코인이 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멜커는 SEC가 투자자문사와 펀드의 암호화폐 수탁 방식을 다루는 규칙을 제안한 것도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등록 투자자문사와 투자펀드, 사업개발회사가 연방법 아래 암호화폐를 직접 보관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될 경우 제도권 자금의 참여 경로가 넓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까지 투자자문사들이 암호화폐에 깊이 참여하고 싶어도 수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제한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새 규칙이 확정되면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를 통한 노출을 넘어 직접 보유와 수탁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멜커는 특히 일부 조건에서 투자자문사가 고객을 대신해 암호화폐를 자체 수탁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를 "말 그대로 기관형 자체 수탁"이라고 표현하며, 고객이 개인키를 직접 통제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투자자문사가 고객 자산을 보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변화가 ETF에 포함되지 않은 더 넓은 암호화폐 자산군으로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투자자문사가 고객에게 특정 암호화폐 매수를 권하고 이를 수탁하면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그동안 고객 암호화폐 접근을 막아온 가장 큰 공백이 메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테이블코인 활용에 대해서도 제도권 금융망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짚었다. 멜커는 파이서브가 솔라나 기반 은행 간 결제 토큰을 출시한 사례를 언급하며, 소비자용 스테이블코인은 아니지만 은행들이 기존 결제망 대신 거의 즉시, 낮은 비용으로 정산할 수 있는 새 경로를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이 수탁 규정, 스테이블코인 결제, 토큰화 확산을 통해 향후 몇 년 안에 훨씬 큰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멜커는 "모든 것의 토큰화가 진행되면 이 산업은 너무 커져서 실패시키기 어렵고, 멈추기도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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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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