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지난 6월 환헤지 목표 비율을 70% 안팎으로 높인 뒤 달러-원 환율이 100원 넘게 하락했다. 환율 하락 전에 선물환 매도를 늘리면서 달러로 받을 선박 대금의 원화 가치가 줄어드는 위험을 낮춘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인포맥스는 11일 한화오션이 기존 10% 미만이던 환헤지 목표 비율을 지난 6월 70% 안팎으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한화오션은 신규 수주분에도 환헤지를 적용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해외 투자 규모와 시기가 구체화한 작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환헤지를 시행했으며, 6월부터는 신규 수주분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환헤지를 시행·지속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 일정과 자금 수요에 맞춰 외화 자산과 부채의 변동 위험을 관리해 왔다는 설명이다.
달러-원 환율은 7월 초 1,559원대에서 최근 1,400원 초반대로 내려왔다. 달러로 매출을 올리는 기업은 환율이 하락하면 같은 금액을 받더라도 원화 환산액이 줄어들 수 있다.
한화오션의 6월 말 수주잔고는 337억7천만달러(약 47조8천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수주액은 43억5천만달러(약 6조2천억원)였다.
수주잔고에 목표 환헤지 비율 70%를 적용하면 예상 환헤지 금액은 약 240억달러(약 34조원)다. 다만 실제 헤지 규모는 계약별 대금 지급 일정과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 수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화오션의 올해 1분기 말 선물환 매도 규모는 21억달러(약 3조원)였다. 기존 수주잔고에도 목표 비율을 적용하려면 추가 선물환 매도가 필요한 구조다.
연합인포맥스는 지난 6월 이후 한화오션의 선물환 매도 규모가 50억달러(약 7조1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선물환 매도는 기업이 앞으로 받을 달러를 미리 정한 환율에 팔기로 약정하는 거래다. 조선사는 통상 선박 건조 계약을 달러로 체결하고 공정 단계에 따라 대금을 받기 때문에 수주부터 인도까지 발생하는 환율 변동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환율이 선물환 약정 수준보다 내려가면 달러 매출의 원화 환산액 감소를 방어할 수 있다.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상승분을 온전히 누리지 못할 수 있어 환헤지는 환율 방향에 대한 투자보다 현금흐름의 변동성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 2분기 국내 기업의 선물환 매도는 444억달러(약 62조9천억원), 매입은 270억달러(약 38조3천억원)였다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매도액에서 매입액을 뺀 순매도는 174억달러(약 24조7천억원)로 분기 기준 18년 만에 가장 많았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율이 크게 빠진 뒤로는 선물환 매도가 다소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수준이 낮아질수록 수출기업이 선물환을 추가로 매도해 확보할 수 있는 원화 금액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환헤지 확대는 한화오션의 실적과 향후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본지는 앞서 한화오션이 올해 2분기 영업이익 7천36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늘어난 사실을 보도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내부 리스크 관리 원칙에 따라 환헤지 정책을 유연하고 신중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단순 일괄 고정 방식이 아닌 해외 투자 일정과 자금 수지 계획을 종합적으로 연계한 포지션 기반 통합 관리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선물환 매도 총액과 환헤지의 최종 실적 영향은 회사의 향후 공시와 결산 수치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