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6만5000달러를 밑돌고 리플(XRP)은 1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국제 유가가 반등하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대기 심리가 짙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코인데스크(CoinDesk) 집계에서 비트코인은 6만4223.28달러(약 9100만원)로 24시간 전보다 1.68% 하락했다. 이더리움(ETH)은 2.4% 내린 1884.81달러(약 267만원), 리플은 2.67% 떨어진 1달러(약 1417원)를 기록했다고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시장 부담은 국제 유가에서 먼저 커졌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물가 압력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가 강해지고, 이는 금리 기대를 통해 암호화폐를 비롯한 위험자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AP통신(AP)은 브렌트유가 2.4% 오른 배럴당 89.80달러(약 12만7000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2.6% 상승한 84.28달러(약 11만9000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코인데스크가 제시한 브렌트유 가격은 89.08달러로 집계 시점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앞서 브렌트유가 5.3% 하락해 위험자산의 부담을 덜었던 흐름은 하루 만에 되돌려졌다. 유가 하락과 지정학적 긴장 완화를 배경으로 6만5000달러 선을 회복했던 비트코인도 다시 해당 가격 아래로 밀렸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 협상은 이란과 오만이 합의에 진전을 보인 지 엿새 만에 다시 난항을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보상을 요구하면서 재개 기대가 약해졌다.
비트코인 자체의 수급 부담도 겹쳤다. 스트레티지(Strategy)는 지난주 비트코인 1690개를 매도해 1억860만달러(약 1539억원)를 확보했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스트레티지가 4주 연속 비트코인을 순매도했다고 전했다. 이 기간 처분 규모는 6916개, 매각액은 4억2940만달러(약 6085억원)였다.
통상 대규모 보유 기업의 연속 매도는 현물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시장 참여자의 단기 심리에 영향을 준다. 이번에는 유가 반등과 CPI 발표 대기 국면이 겹치면서 매도 소식에 대한 경계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파생시장에서는 가격 방향보다 거래 회전이 먼저 늘었다. 암호화폐 선물 거래대금은 24시간 동안 51% 증가한 1431억5000만달러(약 203조원)로 집계됐다.
전체 미결제약정은 1156억달러(약 164조원) 안팎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거래대금이 급증했지만 미결제약정이 정체된 것은 신규 포지션이 한 방향으로 쌓이기보다 단기 매매가 활발해졌다는 의미로 읽힌다.
리플 시장의 긴장은 더 뚜렷했다. 리플 선물 미결제약정은 14% 늘어난 27억2000만 개로 2024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 계약의 규모를 뜻한다.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 미결제약정이 증가하면 매수·매도 포지션이 함께 늘면서 특정 가격대를 둘러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7월 CPI를 한국시간 12일 오후 9시 30분 발표할 예정이다. CPI는 물가 흐름과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 기대를 좌우하는 주요 지표다.
비트코인과 리플의 단기 흐름은 CPI 발표 이후 가격과 파생상품 포지션 변화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시장은 이에 앞서 호르무즈 협상과 국제 유가 움직임, 스트레티지의 매도 흐름을 함께 살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