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희토류 원광 수출을 전면 금지해온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일부 물량에 한해 수출을 선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에서 자국의 협상력을 키우려는 포석이다.
말레이시아는 2025년 10월부터 희토류 원광 수출을 금지해왔다. 자국 내 가공·정제 등 부가가치 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자카르타포스트는 전했다. 최근 들어서는 이 기조에 예외 조항을 열어두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고 있다.
◇ 매장량 세계 3위, '가공'이 핵심 병목
말레이시아의 희토류 매장량은 약 1,610만 미터톤(t)으로 추정된다. 세계 3위 규모다. 2025년에는 비(非)중국권에서 처음으로 '디스프로슘 산화물' 생산에 성공했다. 디스프로슘은 전기차 모터와 풍력 터빈용 영구자석에 쓰이는 중(重)희토류의 핵심 원료다.
다만 희토류 시장의 실질적 병목은 채굴이 아니라 가공에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처리(정제·가공) 능력의 85% 이상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광을 캐내도 이를 실제 소재로 바꾸는 단계에서는 여전히 중국 의존이 크다는 뜻이다.
◇ 美 최저가격 보장, 유럽 기술이전으로 다변화
말레이시아는 2025년 미국과 핵심 광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26년 7월에는 프랑스 기업 카레스터(Carester), 벨기에 측 기업들과 가공 기술 이전 및 희토류 분리 공장 건설을 위한 협력에 나섰다.
미국 기업들은 말레이시아 사업장과 오프테이크(장기 구매)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일부 희토류 산화물에 대해 킬로그램당 110달러(약 15만2000원)의 최저가격(price floor)을 보장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말레이시아에서 희토류 가공 시설을 운영하는 호주 광산기업 라이너스(Lynas)가 이런 계약의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말레이시아는 비중국권 중희토류 시장의 최대 20%가량을 공급할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협력 상대를 미국과 유럽으로 나눈 점은 공급처 쏠림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특정 진영에 치우치지 않는 고객 기반을 만들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 환경 반발, 아직 MOU 단계라는 한계
라이너스의 말레이시아 사업장은 그동안 환경 문제를 둘러싸고 현지에서 주기적으로 반대에 부딪혀 왔다. 미국·유럽과의 협력 상당수도 아직 양해각서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공장 착공과 생산량으로 이어질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원광 수출 예외 검토는 아직 정책 단계로, 구체적인 허용 범위나 시행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시장에 미칠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 시장 해석 말레이시아가 원광 수출 전면 금지 기조 속에서 '선별 허용'을 검토하는 것은, 중국이 85% 이상 쥔 희토류 가공 시장에서 협상 카드를 만들려는 시도로 읽힌다. 비중국권 중희토류 최대 20% 공급 잠재력이 이런 행보에 무게를 더한다.
💡 전략 포인트 미국 오프테이크 계약의 킬로그램당 110달러 최저가격 보장, 프랑스·벨기에와의 가공 기술 협력이 핵심 변수다. 다만 상당수가 아직 MOU 단계이며, 실제 착공 일정·생산량과 라이너스 사업장의 환경 반발 해소 여부가 관건이다.
📘 용어정리 희토류: 영구자석·전자소재 등에 쓰이는 17종 원소. 중(重)희토류: 디스프로슘 등 매장·가공이 까다로운 고부가 희토류. 오프테이크 계약: 생산 전 물량을 미리 사들이기로 한 장기 구매 약정. 최저가격(price floor):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보장하는 하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