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이 대형 업그레이드 ‘머지(Merge)’ 이후, 타 암호화폐와 분리돼 독보적인 가격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7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서 “머지가 기관의 이더리움 채택을 촉발하면서, 이더리움 가격은 다른 암호화폐와 디커플링(decoupling, 분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지는 합의매커니즘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변경하는 대규모 업그레이드다. PoS에서는 채굴 작업이 아닌 ‘스테이킹(staking, 예치)’을 통해 블록 검증 자격을 얻는다. 머지는 이달 13~15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체이널리시스는 “머지 이후, 채권, 상품 같은 금융상품과 비슷하면서도,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이더리움을 기관에서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업체는 이더리움 스테이킹이 연 10~15%의 이자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체는 “재무부 채권 이자가 훨씬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더리움은 기관 투자자에 매력적인 대안 상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에 따르면 100만 달러 이상을 스테이킹한 ‘기관급 스테이커’는 지난해 1월 200명 미만에서 지난 8월 1100명으로 증가했다.
체이널리시스는 “머지 이후 기관 스테이커 수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면, ‘기관이 이더리움 스테이킹을 괜찮은 수익 전략으로 보고 있다’는 주장이 확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은 스마트컨트랙트에 락업된 상태다. 머지 이후 6~12개월 뒤 진행되는 상하이 업그레이드까지 스테이킹한 자금을 꺼낼 수 없다는 뜻이다.
체이널리시스는 “상하이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면 이용자는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을 마음껏 인출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는 더 많은 유동성을 제공하고, 스테이킹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는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시장이 유동성이 없기 때문에 일부 업체들이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가격을 추종하는 ‘합성자산’을 제공하고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이 같은 합성자산이 1:1 연동 상태를 유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PoS는 PoW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력 소모량이 99% 가량 줄어든다.
체이널리시스는 “PoS 전환은 이더리움을 더욱 환경 친화적인 상태로 만든다”면서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들, 특히 기관들이 이더리움에 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더리움 인프라 개발사 컨센시스도 보고서에서 “PoS 전환을 통해 이더리움은 디플레이션 자산이 될 수 있다”면서 “이는 기관 투자자에 강력한 보장이 된다”고 밝혔다.
디플레이션 자산은 가격이 계속 오르는 자산이다. 때문에 수요는 많고 매도 물량은 적어 지속적인 가격 우상향을 보인다.
컨센시스는 “머지 이후 발행량은 줄고, 소각량은 증가해 이더리움 공급은 체계적으로 감소한다”면서 “이는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이더리움 가격이 제로가 될 수 있다는 기관의 우려를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