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규제 마련을 두고 의회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 관계자는 SEC의 비협조적인 자세를 지적하며 "SEC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공화당 의원들이 제출한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 초안'에 대한 기술적 피드백을 6주가 넘도록 제공하지 않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SEC가 암호화폐 관련 규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런 태도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제출된 초안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디지털 자산 감독 관련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SEC가 다시 한 번 관할권 욕심에서 비롯된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볼지 '상품'으로 볼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SEC 내부에서도 지적된 적이 있는 사항이다.
지난 4월 27일 '크립토맘'으로 불리는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은 리플(XRP)과의 소송을 두고 "SEC의 관할권 확대 욕심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SEC에 대해 "특정 영역에 깃발을 꽂기 위해 집행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SEC가 규제 기관으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의 지난 리플 관련 중간 판결을 두고 CFTC의 관할권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의 직접적인 발언이 있던만큼 이 주장에는 무게 실리고 있다.
당시 글렌 톰슨 공화당 하원의원은 "리플 관련 판결은 CFTC에 디지털 자산 감독 관련 권한을 부여하는 규제안 통과에 도움이 된다"며 CFTC 측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
미 하원의 CFTC 힘 실어주기는 이미 5월부터 공공연히 있어왔지만, 리플 판결을 기점으로 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맥헨리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은 합동 청문회에 참석해 "SEC는 규정을 수정하라"며 "CFTC에 더 많은 권한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