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7년래 최대 자본 유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이탈 자금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집계한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자본 유출 금액은 지난 8월 한달 490억 달러(약 65조원)에 육박했다. 2015년 12월 이래 월 최대 유출 규모로, 위안화 약세에 더 큰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중국 위안화의 약세와 대규모 자본 유출 상황으로 인해, 몇 달 안에 비트코인으로 중국 자금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커스 틸렌 매트릭스포트 연구전략 수석은 코인텔레그래프에 자국 경제가 약화되는 시기에 중국 투자자들이 익숙한 비트코인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다면서, 몇 달 안에 비트코인이 상당한 자금 유입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틸렌 수석은 "미국 경제가 강하게 확장되고 있는 반면 중국 경제는 성장 모멘텀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달러/위안 환율이 17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중국 내 소비 회복 수준이 부진했다"면서 "정부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은 성장이 없는 상황에서 마진이 악화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매트릭스포트 연구전략 수석은 "위안화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과 현지 기업들의 '성장 부재'로 인해 투자자들이 중국 밖에서 기회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자본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암호화폐는 이용 가능한 몇 안 되는 옵션 중 하나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공동 창업자는 20일(현지시간) 트위터(X)에서 중국 자금의 비트코인 유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 자본 유출에 대한 많은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중국 위안화가 연중 15% 하락하는 등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서 헤이즈는 중국이 많은 금을 매입하고, 은행과 기업의 역외 부채를 갚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자국 시장을 이탈한 일부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방향을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6년에도 중국 자본이 자국을 빠져나와 비트코인으로 이동한다는 내러티브가 있었다. 당시 중국에서 발생한 거래량은 중국 위안화 가치와 비트코인 가격 간 연관성을 나타냈고 이는 2017년 말 정점을 찍었다.
한편, 싱귤러리서치 암호화폐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엥겔은 "시대가 달라졌다"면서 "중국 자본 유출이 당시와 같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2017~2018년에는 비트코인을 통해 자금을 해외로 보내주는 지하 금융 조직이 있었지만 당국이 이를 집중 단속하고 모두 차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틸렌 수석은 "현지 전력을 이용한 암호화폐 채굴, OTC 거래를 통한 테더 매입 및 트론을 통한 전 세계 송금 등 중국 자본이 암호화폐를 이용할 방법은 아직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은 8월 중순 이후 2만5000~2만7000달러 구간에서 거래되고 있다. 22일 오후 2시 30분 비트코인은 1.62% 내린 2만66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