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규모의 금융기관인 도이치은행이 2년 후 암호화폐의 대중화를 전망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도이치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암호화폐가 "지난 10년 간 결제와 금융, 중앙은행 시스템과 경제적인 힘의 균형을 혁신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도이치은행은 중국 디지털 위안화와 페이스북의 리브라를 통해 2년 뒤 암호화폐가 널리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중국 인구 15억 명과 페이스북 이용자 25억 명, 즉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암호화폐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암호화폐의 도입 속도는 인터넷 초기와 유사하다. 이러한 흐름을 지속하면 블록체인 월렛 수는 2020년 5,000만 개에서 2030년 2억 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결제 산업의 미래를 다룬 도이치은행의 세 번째 보고서이다. 첫 번째 보고서에서 은행은 암호화폐를 "유의미한 결제 수단이나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하기에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고 평가했고 두 번째 보고서에서는 고유의 장점을 가진 현금이 "수십 년 후에도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봤다.
이러한 논조는 세 번째 보고서에서도 이어진다. 하지만 연구진은 암호화폐가 전자 결제의 편의성과 현금 결제의 프라이버시 기능을 결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더했다. 아울러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글로벌 경제 전반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도이치은행 연구진은 CBDC가 완전히 도입되면 누구나 중앙은행에 이자부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부분지급준비제로 인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예금인출사태로 인한 시중은행의 피해를 완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가 부도 위기에 처한 대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제해야만 하는 상황도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은행은 이번 연구의 일환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현저한 인식차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설문에 따르면 기성 세대는 대부분 암호화폐를 보유한 적이 없으며 작동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1981년에서 1996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다수는 암호화폐를 거래한 적이 있으며 암호화폐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7년, 도이치은행은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를 낙관하면서 "2027년 글로벌 GDP의 10%가 블록체인 상에서 관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9월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서비스 개선 및 비용 절감을 기대하며 JP모건의 블록체인 결제 이니셔티브 IIN에 합류한 바 있다.